유재석 있음에… ‘해피투게더’ 15년 가능했다

입력 2017-03-16 00:00
KBS 2TV ‘해피투게더3’ 출연진.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재석 박명수 엄현경 전현무 조세호.KBS 제공

KBS 2TV ‘해피투게더’는 지상파 3사를 통틀어 가장 장수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이다. 15년간 한결 같이 편안하고 따뜻한 웃음을 선사해왔다. 옛 친구 찾기(프렌즈), 동요 부르기(쟁반노래방), 격의 없이 수다 떨기(사우나 토크), 야식 만들어 나눠먹기(야간매점)…. 서로를 헐뜯어 웃음 소재로 삼는 요즘 예능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기본 포맷은 게스트 토크쇼다. 다만 외양에서만큼은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해왔다. 2007년 7월부터 시즌3에 돌입했다. 지난해 3월 엄현경 투입 이후 5인의 고정 출연진이 매주 목요일 밤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메인MC 유재석이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가면 박명수 전현무 조세호 엄현경 등이 중간 중간 양념을 쳐 재미를 만든다.

2001년 11월 8일 첫 방송을 시작했으니 정확히 따지면 15주년이 지났다. 다소 늦게나마 ‘15주년 기념 레전드 특집’을 선보이게 됐다. 준비기간이 좀 걸렸다는 게 제작진의 변. 지난 9일 방송된 ‘프렌즈’에 이어 ‘사우나 토크’ ‘쟁반노래방’ 등 역대 인기 코너 3부작이 3주에 걸쳐 재현된다.

스타트를 끊은 ‘프렌즈 리턴즈’는 이 프로그램의 미덕을 재확인시켜줬다. 초등학교 동창생 찾기에 직접 나선 MC 전현무와 조세호. 친구들의 과거 폭로에 당황해하다가도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진짜 친구’를 알아보려 애쓰는 두 사람의 모습은 재미와 감동을 줬다. 특히 과거 담임선생님이 남긴 영상 메시지를 보고 눈물을 쏟은 조세호는 진한 뭉클함을 안겼다.

16일 방송되는 ‘사우나 토크 리턴즈’를 기다리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출연자들이 사우나복 차림으로 둘러앉아 토크와 게임을 이어가는 코너. 손현주 김상호 이수근 김희철 존박 등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오는 23일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쟁반노래방 리턴즈’는 다섯 명의 걸그룹 멤버들과 함께한다. 전 출연진이 동요를 한 소절씩 나눠 부르고, 한 사람이라도 틀릴 경우 전원이 머리에 쟁반을 맞는 추억의 게임이다.

박민정 PD는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5주년 3부작 특집을 기획하게 된 것도 유재석이라는 변치 않는 MC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매주 다른 포맷의 녹화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유재석은 믿고 맡길 수 있다. 그 역시 늘 제작진을 지지하고 격려해준다”고 말했다.

2003년부터 ‘해피투게더’를 이끌어온 유재석은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 그 자체다. 변화무쌍한 와중에도 그는 굳건하게 중심을 지키고 서있다. 박 PD는 “수많은 MC들이 거쳐 갔지만 유재석이 자리를 잡으면서 ‘해피투게더’라는 브랜드가 더 공고해진 것 같다. ‘해피투게더=유재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15주년 특집 이후엔 또 한 차례 변화의 바람이 분다. 박 PD는 “‘해피투게더’의 기본 콘셉트와 브랜드에 충실하되 그 안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익숙하면서도 트렌디한 장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코드를 살릴 예정이니 기대해주시라”고 귀띔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