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불고 있는 중성성을 표현한 ‘젠더리스(genderless)’ 바람이 메이크업에도 확산되고 있다. 스킨케어뿐만 아니라 색조화장까지 관심을 갖게 된 남성들의 화장은 진해지고 있는 반면 투명 메이크업의 유행으로 여성들의 화장은 연해지고 있다.
1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진한 메이크업을 하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색조화장품 매출 중 남성 고객 구성비는 2012년 4%에서 2016년 11%로 7% 포인트나 상승했다. 남성 고객의 색조화장품 구매 객단가 또한 5년 만에 15% 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자신의 외모에 적극 투자하는 ‘그루밍족(grooming)’의 증가로 남성들의 화장품 구매액은 지난해 최초로 5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여성들은 메이크업 단계를 줄여 연하게 화장하는 ‘미니멀리스트’를 추구하면서 색조화장품 구매 객단가는 지난 5년 전에 비해 20% 이상 낮아졌다.
롯데백화점 유수근 화장품 바이어는 “지난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이 1조원을 넘었으며, 유튜브 등에서 남성 메이크업 스타일링이 이슈가 되는 등 화장품 상품군에서 남성 고객들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눈썹관리를 받는 남성 고객이 늘어나 남성 전용 브로 바를 오픈하는 브랜드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화장, 진해지는 男 연해지는 女
입력 2017-03-15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