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코스피지수가 탄력을 받았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한동안 머리맡에 둔 채 주춤대던 2100선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일각에선 수출 호조세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해 5년간 이어진 박스권(1800∼2100)을 탈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코스피지수는 13일 20.24포인트 치솟아 2117.59로 마감했다. 올 들어 최고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당일인 지난 10일 장중 2100선을 뚫은 뒤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2110선 위에서 장을 마감한 것은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2015년 6월 1일 이후 1년9개월여 만이다.
지수 상승 이유로 첫손에 꼽히는 건 물론 대통령 탄핵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쏟아졌다는 것이다. 이날 기관이 2151억원을 팔았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4548억원을 순매수하며 6거래일째 매수행진을 이어갔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통령 탄핵 인용 직후 지수가 우상향한 건 투자자들의 안도감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박스피(일정 폭 내에서만 주가가 오르내리는 코스피) 탈출설’을 뒷받침하는 건 최근의 수출 호조세다. 지난달 통관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한 432억 달러(약 49조483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규모와 증가율 모두 201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수출 추이와 매우 밀접하게 움직여 왔다”면서 “2011년 이후 코스피가 갇혀 있던 것도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줄곧 지지부진한 영향이 컸다”고 해설했다. 다음달 초 발표될 수출 성적이 어떻게 이어지느냐에 따라 박스피 탈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다만 중국의 사드 보복 위협은 코스피 상승세에 무시 못할 걸림돌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관련주가 반전하며 악재가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도 LG생활건강과 롯데쇼핑이 각각 2.6% 오르고, CJ E&M이 0.5% 올랐다. 대선 뒤 들어설 새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 연구원은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은 변수가 아닌 상수로 봐야 한다”면서 “중국의 보복 목적 자체가 내부 통제에 더 맞춰져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탄핵 타고 코스피 탄력… 박스피 벗을까
입력 2017-03-13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