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o500 국제포럼] 정세균 국회의장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참된 기독교 정신 절실”

입력 2017-03-13 18:24

정세균 국회의장은 13일 국민일보와 국민문화재단이 주최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국제포럼 축사에서 스위스의 종교개혁가 츠빙글리를 인용해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가 고통을 당하기는 하겠지만 우리는 옳은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정의로운 편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한국 기독교가 함께해 달라”며 국가위기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을 당부했다.

정 의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진행된 ‘인공지능 시대의 영성- 종교개혁 500주년과 현재’라는 주제의 국제포럼 축사에서 종교개혁의 정신을 “어떤 권력이나 권위에도 머리 숙이지 않고, 부당한 정의에 저항하는 기독교 정신의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마르틴 루터는 최후변론에서 하나님과 성경의 권위와 양심의 자유를 주장하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면서 “500년 전 인구 3000여명에 불과했던 독일의 작은 시골교회에 나붙은 종이 한 장이 전 유럽을 불태울 거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의장은 이 같은 참된 기독교 정신이 현재 우리 사회에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최근 우리가 겪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어려움은 어쩌면 부당한 권력 앞에 움츠리고 눈치를 살핀 결과가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해 본다”며 “국가가 참담한 지경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자기 역할을 소홀히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자성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저항과 거부라는 기독교 정신에 충실했다면 이런 불행은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참된 기독교 정신을 돌아보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의장은 “오늘 포럼이 500년 전 종교개혁 정신을 되새김으로써 제2의 한국교회 부흥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어 ‘우리는 옳은 편에 서 있으니 여러분의 영혼을 하나님께 맡기라’고 한 츠빙글리의 유언을 인용해 축사를 마무리했다. 그는 “항상 옳은 편에 서 있겠다고 하는 마음가짐은 기독교인뿐 아니라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가치”라며 “한국 기독교와 교회도 오늘의 포럼을 통해 당면한 여러 문제점을 살펴보고 500년 전 종교개혁 정신에 다가서길 기대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