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마음 착잡… 국민에게 죄송”

입력 2017-03-13 17:38 수정 2017-03-13 21:13

최순실씨가 13일 법정에서 “국정농단 일당으로 앉아 있어 국민에게 죄송하고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에 얽힌 복잡한 심경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뇌물수수 혐의는 “삼성 승계 과정을 전혀 모르고, 억지로 엮은 것”이라고 부인했다.

최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줄곧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김 전 차관에게 질문 기회를 얻자 “제가 안고 갈 짐은 안고 가겠다”고 말은 하면서도 자신과 박 전 대통령은 억울하다고 변호했다. 그는 김 전 차관에게 “(재단에) 관여 안 했어야 하는데 하다 보니 관여가 많이 됐다. 하지만 돈 욕심, 사익 위해 안 한 건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대통령도 그렇게 지시 안 했는데 더블루케이에 몰아주려 한 것처럼 되니까 그런(억울한) 거고”라며 “마음이 착잡해서 물어본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그땐 사익 위해 하지 않는 걸로 알았다. 근데 최씨가 운영한 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내가 안전장치가 된 것 같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이용당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같은 재판부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 첫 준비기일에서 최씨 측은 미르재단 등과 관련된 직권남용과 제3자 뇌물수수 혐의는 이중 기소라고 주장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두 범죄는 범행 공모 관계 등이 다른 별개 범죄라고 반박했다. 최씨 측은 특검법이 국회의 입법 독재라고 주장하며 “(이런 규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법에만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씨 측이 특검의 공소장을 소설에 비유하자 특검은 “부적절한 단어를 쓴다”며 반발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