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건조기도 이제 필수 가전… 삼성전자, 국내 시장에 도전장

입력 2017-03-13 18:49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전기건조기가 집 안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나 황사 등으로 실내에서 빨래를 말리려는 수요가 늘고, 제습기처럼 한 기능에 특화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가스식 건조기는 배관을 설치해야 해 번거로웠고, 전기료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좁은 다용도실이 일반적인 국내 주거 형태와도 맞지 않았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제품들이 출시되자 소비자들이 점차 건조기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건조기 판매량은 약 10만대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건조기 판매량이 30만∼40만대로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비교사이트 에누리닷컴이 건조기 시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3배 증가했다. 건조기 중 히트펌프식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세탁기에 포함돼 있던 건조 기능보다 별도 건조기가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며 “국내 가전업체들도 앞 다퉈 뛰어들고 있어 건조기 시장 자체가 점차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기건조기 시장이 커지면서 LG전자 독주체제에 삼성전자가 신제품 출시로 도전장을 냈다.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하던 전기건조기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사진). 이 제품은 저온 건조와 제습 과정을 반복하는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됐다. 고온열풍으로 건조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옷감 손상을 최소화했다. 전기료 부담도 줄였다. 5㎏ 세탁물을 표준 코스로 사용하면 전기료가 약 180원밖에 들지 않는다.

건조기를 추가로 설치하는 데 따르는 공간 효율성도 고려했다. 설치 공간에 따라 건조기 문이 열리는 방향을 조절할 수 있도록 ‘양방향 도어’를 적용했다. 따로 배수구를 설치하지 않아도 건조하면서 발생하는 물은 물통에 담긴다.

전용 거치대를 사용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드럼세탁기 위에 건조기를 설치할 수도 있다. 삼성 전기건조기는 9㎏ 용량에 화이트, 플래티넘 이녹스 색상이 적용된 3종으로 출고가는 119만9000∼139만9000원이다.

LG전자는 지난 1월 용량을 9㎏로 늘린 LG 트롬 전기식 건조기 신제품을 선보였다. 독일 가전업체 밀레도 국내에서 건조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LG전자 제품이 국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트롬 건조기 역시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이 적용돼 전기료가 적게 들고 옷감 손상도 적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