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인사검증 능력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선거캠프 ‘더문캠’ 홍보부본부장이던 손혜원 의원이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에서의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발언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문재인 영입인사’의 구설은 올 들어 벌써 다섯 번째다.
지난 1월 ‘문재인 영입 1호’를 자처하는 표창원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화 국회 전시 문제로 6개월 당직정지 처분을 받았다. 2월에는 더문캠 안보자문위원으로 영입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하차했고, 지난주에는 ‘고졸 신화’로 바람을 일으키며 입당한 삼성전자 임원 출신 양향자 최고위원이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비하 발언으로 사과했다. 문 전 대표의 국정자문단 ‘10년의 힘’ 공동위원장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김정남 암살을 ‘김대중 납치사건’에 비유해 논란이 일었다.
평소라면 문 전 대표 주변 인사의 발언에 예민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5월 초순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문 전 대표는 촛불시위가 시작된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유력 후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여든 사람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은 후보의 능력이다. 역대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는 어려울 때부터 함께 일했던 참모와 새로 영입한 인사들이 공을 세우기 위해 경쟁하다가 사고를 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문 전 대표는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다”고 말했지만 지지 여부를 떠나 불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6개월 가까이 혼란과 국론분열에 시달린 국민에게는 마음 편하게 믿고 의지할 지도자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사설] 바람 잘 날 없는 문재인 캠프
입력 2017-03-13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