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o500 국제포럼] 차기 대통령 최우선 과제… 성도 “투명·공정성”-목회자 “국민통합”

입력 2017-03-13 18:18 수정 2017-03-13 21:35
‘인공지능 시대의 영성’을 주제로 한 국민일보 주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국제포럼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 정세균 국회의장, 이철신 영락교회 목사. 두 번째 줄 왼쪽부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이병주 기자
대다수 한국교회 일반 성도들은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국가과제가 ‘투명·공정성 회복’이라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치러질 ‘장미 대선’에서 대다수 크리스천들은 투명한 국정운영과 경제적 불평등 해소 능력을 가진 대선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할 전망이다.

반면 목회자 등 교계 지도자들은 일반 성도와 달리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국민통합’을 꼽아, 일반 성도와 상당히 큰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국민일보와 국민문화재단이 13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12층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종교개혁 500주년(Refo500) 기념 국제포럼에서는 독일 보쿰대 콘라드 라이저 명예교수가 주제강연을 통해 “세계화와 문화 간 갈등 속에서 은혜의 구심체를 변혁하고 새로운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시대의 영성-종교개혁 500주년과 현재’를 주제로 한 포럼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등 대선 주자, 교계 지도자 등 50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국민일보가 Refo500을 맞아 조사전문 업체인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교회와 사회 개혁을 위한 성도 및 목회자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도 10명 중 4명 이상(41.2%)이 차기 대통령의 급선무로 ‘투명·공정성 회복’을 선택했다. 이어 ‘물가안정·경제성장’(21.1%), ‘계층 간 양극화 완화’(11.0%), ‘국민통합’(10.5%) 등이 뒤를 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현직 대통령 파면까지 불러온 정치 상황과 박근혜정부 내내 이어져온 경기 불황 및 빈부 양극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목회자들의 경우 ‘국민통합’(23.0%)을 꼽은 응답자가 일반 성도의 배를 넘었고 ‘투명·공정성 회복’(21.0%)은 일반 성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사회갈등 분야에서도 성도들은 ‘빈부갈등’(34.8%)을, 목회자들은 10명 중 6명 가까이(59.0%)가 ‘이념갈등’을 가장 많이 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크리스천 대다수의 현실 인식이 일반 유권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용근 지앤컴리서치 대표는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차기 대선에서 크리스천들도 부의 공정한 분배와 성장, 투명한 국정운영 능력을 갖춘 후보에게 투표할 개연성이 높다”며 “목회자들이 보수·진보 등 이념갈등 해소 부분에 관심을 갖겠지만 일반 성도들은 현실적 문제에 대선 후보들이 어떤 답을 갖고 있느냐에 훨씬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탄핵 등 시국 현안 발생 원인에 대해 성도들은 ‘상류층 및 고위 공직자 부패’(54.7%)를, 목회자들은 ‘정경유착’(31.0%)을 첫 번째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6일부터 17일까지 전국의 19세 이상 일반 성도 900명, 목회자 100명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1대1 개별면접 방법으로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3%p.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할당에 따라 무작위 추출했다.

글=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