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이 12일 저녁 서울 삼성동 사저 앞으로 총집결해 4년 만의 박근혜 전 대통령 귀가를 맞았다. 이들은 앞으로 ‘박사모’ 등 박 전 대통령 적극 지지층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정치세력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강성 친박계가 파면된 대통령과 일부 보수세력을 등에 업고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조원진 김진태 박대출 이우현 민경욱 의원 등 한국당 의원 8명은 이날 박 전 대통령 귀가 30여분 전부터 사저 앞에서 대기했다. 윤상현 조원진 김진태 의원 등은 이른바 ‘태극기집회’에 적극 참석해 탄핵 반대를 외치던 이들이다. 특히 ‘친박 맏형’인 8선의 서청원 의원과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 3명은 20대 총선 과정에서 계파 갈등을 일으켰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1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다. 허태열 이병기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김관용 경북지사 등도 박 전 대통령을 마중했다.
친박계는 당초 폐족(廢族)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앞으로 대구·경북(TK) 지역과 고령층 등 구 여권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공을 들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당 한 의원은 “움츠러들었던 친박 의원들이 탄핵 이후 ‘생존형 친박’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지도부도 친박 의원들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 제명이나 탈당 권유 등 징계 논의를 못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그나마 남아 있는 10% 안팎의 지지층마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폐족’은커녕… 朴 사저 앞서 뭉친 친박들
입력 2017-03-12 21:38 수정 2017-03-13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