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6'와 일주일 함께 지내보니… 시원시원한 화면 SNS 인증샷 딱!

입력 2017-03-13 21:16
스마트폰 혁신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선택 기준이 바뀌고 있다. 예전이라면 더 빠르고, 더 기능이 좋은 스마트폰이 선택 1순위였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능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브랜드가 중요해졌다. 디자인이 얼마나 취향에 맞는지, 쓰는 동안 잔고장이 많아서 말썽을 일으키지는 않는지 등도 고려대상이다.

일주일간 G6를 사용해보니 요즘 소비자들이 원하는 지점에 상당히 근접한 스마트폰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G6는 다른 제품에 없는 최신 기술이 탑재됐거나, 경쟁 제품을 압도할 최고의 성능을 탑재한 제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G6는 LG전자가 내놓은 스마트폰 중에 가장 갖고 싶은 제품이다. 소비자들이 늘 LG전자에게 바라왔던 ‘의미있는 대안’에 가장 근접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G6는 G시리즈 최초로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옆면은 메탈, 후면은 유리로 덮혀 있다. 전면 아래에 있는 LG전자 로고가 없으면 LG전자 제품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요즘 스마트폰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를 잘 따르고 있다. 디자인은 화려한 맛은 없지만 간결하고 오래 봐도 질리지 않을 모습이다.

G6는 손에 쥐었을 때 옆면과 앞뒷면이 확실하게 구분되는 느낌이다. 부드럽게 손에 감기지는 않는다. 최근 스마트폰 업체들은 전·후면과 옆면 구분 없이 하나로 이어지는 느낌을 주는 ‘유니바디’ 디자인을 많이 사용하는데 G6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G6는 오래 손에 들고 있으면 약간 불편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용자들은 케이스를 착용하기 때문에 ‘그립감’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G6는 처음으로 18대9 화면 비율을 적용했다. G6는 물리 홈버튼이 없고, 화면 아랫부분 일정 영역을 버튼으로 하는 ‘소프트키’ 방식을 사용한다. 때문에 화면 일부는 활용할 수 없다. 같은 화면 비율이라도 물리 홈버튼이 있는 제품에 비해 쓸 수 있는 화면이 적은 것이다. 18대 9 화면을 사용함으로 이런 단점을 보완했다.

동영상 감상, 게임 등 일부 앱에서는 18대 9 비율의 화면을 전부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제품을 볼 때 전면이 거의 화면으로 덮혀 있어서 시각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LG전자는 G6 디스플레이에 ‘풀비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화면은 G6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18대 9 화면은 정사각형 화면을 두 개 붙인 것과 같다. 화면을 두 개로 분할해 멀티 스크린 작업을 하거나 정사각형 크기의 사진을 찍을 때 화면의 장점이 빛을 발한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사각형 사진이 많이 활용된다. G6에는 이를 활용해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매치샷’, ‘그리드샷’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G6가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로 나오면서 그동안 LG전자가 강조했던 특화 기능이 이제서야 제대로 주목받을 수 있게 됐다.

G5부터 도입했던 듀얼 카메라는 G6를 다른 제품과 구분해주는 가장 큰 장점이다. 후면은 1300만 화소 듀얼 카메라가 있고 화각은 125도 광각과 71도 일반각이다. 풍경 촬영에 적합한 광각 기능은 고가의 디지털일안반사식카메라(DSLR)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G6의 광각 기능은 흔한 풍경도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다.

일부 아쉬운 부분도 있다. 카메라의 선예도를 과도하게 높여서 사진이 전반적으로 선명하지만 입자가 거칠고 날카로운 느낌이 든다. 저조도 환경에서 화질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쿼드 디지털 아날로그 컨버터(DAC)는 일반 mp3 음원도 어느 정도 음질 개선을 해줘서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줬다.

G6는 제품 자체만으로는 특별히 흠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괜찮았다. 문제는 LG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 관리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다. 과거 일부 제품에서 계속 부팅이 반복되는 ‘무한부팅’ 현상이 있었고 최근에는 G4, V10 누가 업그레이드를 두고 입장을 번복하면서 소비자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소비자가 G6 구매를 망설인다면 이는 제품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LG전자의 사후관리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G6 성공을 위해 향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정책, 품질 이슈 등에서 명확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