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3월 14일] 하나님의 호의, 헤세드

입력 2017-03-14 00:02

찬송 : ‘지금까지 지내온 것’ 301장(통 460)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룻기 4장 13∼17절

말씀 : 나오미와 룻은 당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여인들입니다. 아무런 권리도 없던 과부입니다. 심지어 룻은 모압 출신의 이방여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나오미와 룻의 기막힌 인생사에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하나님은 이들을 주목하셨습니다. 그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셨습니다.

성경을 읽다보면 하나님의 역사는 언제나 사람들 시야에서 벗어난 의외의 인물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들 중 대다수는 변방인 갈릴리 출신인 데다 직업도 어부나, 사람들의 지탄을 받던 세리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들을 데리고 신약의 새 역사를 써 나가십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하나님은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통해 일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로 사용하시는 것은 이름도 없고 관심 받지 못하는 연약한 사람들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은혜입니까.

룻기를 보면 보아스가 룻에게 은혜를 베푸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보아스는 베들레헴의 부자이면서 사람들에게 신망을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에 비해 룻은 모압에서 건너온 이방여인이자 남편도 없는 과부로서 보아스의 밭에 이삭을 주우러 찾아온 초라한 여인입니다. 그런데 보아스는 룻에게 과하다 싶을 정도로 호의를 베풉니다. 소년들이 길어온 물도 마시게 하고 편하게 이삭을 주울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밭주인이 이렇게 호의를 베풀어 주니까 룻이 얼마나 고마웠겠습니까.

성경은 이러한 호의를 가리켜 ‘헤세드’라고 말합니다. 헤세드는 여러 뜻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긍휼, 자비, 친절, 인애 등의 의미를 다 담고 있습니다. 보아스의 헤세드는 단지 이삭을 줍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미 망해버린 엘리멜렉 가문을 다시 회복시키는 데까지 나아갑니다. 보아스는 룻과 결혼을 해 엘리멜렉 가문의 땅을 되찾고 끊겼던 대를 잇게 하는 역할을 감당합니다.

성경은 왜 룻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을까요.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는 룻과 같은 이방인이었습니다. 죄와 허물로 인해 영원한 형벌에 처해질 위기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아무도 주목해 보지 않고 망한다고 해도 아무 할 말이 없는 그런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보아스처럼 긍휼과 자비를 가진 헤세드의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셔서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룻기 2장 10절 말씀입니다.

“룻이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 절하며 그에게 이르되 나는 이방 여인이거늘 당신이 어찌하여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나를 돌보시나이까 하니.”

우리는 모두 룻과 같은 은혜를 받은 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이미 실패한 우리를 부르셔서 신부로 맞아주셨습니다.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주셨습니다. 그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룻처럼 이방인이자 도무지 자격 없는 저희를 불러주셔서 주의 신부로 삼아 주심을 감사합니다. 주께로부터 긍휼과 자비를 받았으니 우리의 이웃들에게 그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한성훈 목사(수원 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