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 잠재워 달라 하나님께 의지해 기도” ‘대통령 탄핵 결정’ 후 첫 주일예배 메시지

입력 2017-03-13 00:00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본 교회 예배당에서 한국사회가 하나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김보연 인턴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후 첫 주일인 12일 주요 교회 목회자들은 “이제 하나님만 의지하고 한국사회 대통합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이번 사태가 법과 질서가 회복되고 국가시스템도 정비하는 계기가 되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김기석 서울 청파교회 목사는 ‘익숙함을 너머(마13:54∼58)’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우리나라는 역사의 변곡점 앞에 서 있다”며 “광장에서 울부짖고 거짓과 폭력으로 국민들이 갈라지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에베소서 2장 14절에 나온 것처럼 예수님은 원수들 사이에 막힌 담을 허시며 화해하게 하셨다”며 “크리스천들도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교회는 대립과 갈등으로 얼룩진 이 나라가 하루 빨리 회복되도록 겸손히 머리 숙이고 울며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홍수 때 좌정하시는 하나님(시 29:10∼11)’을 주제로 “우리는 큰 풍랑을 만나 방향을 잃고 헤매는 배와 같다. 그런데 풍랑은 우리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지금이야말로 주님을 바라보고 풍랑을 잠잠히 해달라고 기도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적대시하면 안 된다”며 “우리 모두 하나가 돼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 대통합을 이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고 앞으로 세워질 지도자가 국민을 두려워하고 섬기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김경문 부천 순복음중동교회 목사는 ‘번영의 내일을 향하여(엡 5:8∼9)’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숱한 어려운 일을 당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의로우신 오른손과 강한 팔로 이 나라를 인도해주셨다”며 “인간의 역사와 흥망성쇠는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우리는 믿음의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제대로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불의와 탐욕과 이기심을 척결하는 ‘나부터’ 운동이 필요하다”며 “믿는 사람들부터 가정, 직장, 생업의 현장, 교회에서 나라와 민족의 내일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성 성남 선한목자교회 목사는 ‘당신의 뿌리는 어디에 심겨져 있습니까(시92:1∼15)’를 제목으로 한 설교에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된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이번 일을 통해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종려나무 가지처럼 번성하거나 백향목처럼 높아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오직 의인만이 종려나무처럼 우거지고, 레바논의 백향목처럼 높이 치솟을 수 있다”며 “그 의인은 주님의 집에 뿌리를 내린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는 지난 10일부터 매일 저녁 8시 30분에 개인적으로 기도를 하고 매주 금요기도회를 갖는 등 ‘나라를 위한 일상기도’ 운동을 시작했다.

이찬수 목사는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과 질서가 세워지고, 국가시스템을 정비하는 계기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며 “산적해있는 여러 문제들로 신음하고 있는 나라를 하나님이 긍휼히 여겨달라고 기도해야 할 때”라며 기도회 취지를 설명했다.

전병선 이사야 노희경 기자 junbs@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