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기쁨, 지역사회와 나누는 미국교회

입력 2017-03-13 00:00
미국 텍사스 라이프브리지교회가 지난해 지역 주민과 함께 부활절 야외 예배를 드리고 있다. 김주용 시카고 기쁨의교회 목사 제공
미국 남침례교단이 2014년 캘리포니아 어바인 지역에서 다인종 연합 부활절 예배를 드리는 장면. 김주용 시카고 기쁨의교회 목사 제공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의 종착점은 부활절이다. 다른 종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부활절은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절기다.

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은 최근 “한국교회 안에서 부활절이 이벤트로 그치는 모습을 종종 본다”며 김주용(시카고 기쁨의교회) 목사의 칼럼을 통해 부활의 기쁨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미국교회의 사례들을 소개했다.

김 목사는 미국교회에서 부활절은 성탄절보다 사회문화적으로 높은 수용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대형교회들은 자체 행사와 이벤트 등으로 부활절을 소비하지만 많은 지역 교회들은 여전히 부활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 주 사이프레스의 라이프브리지교회는 해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부활절 야외 예배를 드린다. 교회는 지역 노숙인을 비롯해 아이티 미얀마 등에서 온 불법체류자들을 위한 선교를 하고 있다. 부활절 예배에는 평소 돕고 있는 이들 난민과 불법체류자, 노숙인, 지역주민을 초청해 아픔을 공감하는 기회를 갖는다. 부활절 달걀 찾기 행사와 밴드 공연, 이민자들의 각국 전통공연 등 부활의 기쁨을 나누는 축제의 예배로 드린다.

인종 화합을 도모하는 부활절 예배도 있다. 미국교회들은 부활절 예배를 통해 연합과 화합을 추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에 있는 남침례교단은 아시아인, 백인, 흑인, 중남미인 교회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새벽예배를 진행했다. 김 목사가 사역하는 기쁨의교회도 매년 성금요예배와 부활절 및 성탄절 예배를 미국 지역교회와 함께하는 예배로 드린다.

종교 간 화합과 평화를 위한 예배도 진행된다. 미국의 일부 진보적 교회들은 유대교, 이슬람교와 함께하는 ‘아브라함 공동체’라는 모임을 통해 종교 간의 건강한 대화와 관계를 위해 노력한다. 부활절 예배 때 각 종교의 대표와 신도들을 초대한다.

시카고 제4장로교회는 사순절 기간과 부활절 때 교회 인근의 유대교 회당인 ‘시카고 시내 공동체’ 회원들을 초대한다. 구원과 해방에 대한 종교적 이야기를 나누며 기도하고 음식 등을 나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우리들만의 부활절 예배를 드렸다. 열린음악회처럼 지역주민도 스스럼없이 함께할 수 있는 예배를 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부활절 예배를 통해 연합정신을 실천하고 교회가 배타적이지 않은 공동체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지역 천주교 성당과 연합예배를 기획하거나 외국인노동자 등 소외된 이들을 초대해 대접하고 섬기는 예배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광훈 원장은 “미국교회의 모습은 다문화 시대를 경험하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성도뿐 아니라 지역주민 등 모든 사람들이 예수의 부활을 소망하고 기다리는 부활절로 회복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