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얼굴)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후 첫 주말을 공식 일정 없이 보냈다. 조기 대선 준비를 포함한 향후 국정운영 구상을 위해 숨고르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12일 “(황 권한대행이) 주말 동안 출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후 첫 주말 동안 국무위원 간담회와 합동참모본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탄핵소추안 의결 후 국정운영에 대해선 2004년 고건 권한대행 체제 등 선례가 있지만 탄핵인용 이후 상황은 유례가 없는 만큼 향후 활동 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조기 대선 시행으로 짧은 기간 선거 준비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만큼 향후 일정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도 있다. 당장 이번 주 제19대 대선 선거일 지정 및 공고 일정부터 처리해야 한다.
여당이 사라져 국회에 정책 파트너가 없는 것도 부담이다. 황 권한대행은 그동안 자유한국당과 당정협의를 통해 정책을 논의해 왔으나 앞으론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권한대행 체제 돌입 이후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일부 논의가 이뤄졌던 여야정 정책협의회 같은 정책협의체 구성이 요청된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협의 대신 각 당 원내지도부와 황 총리가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을 협의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관련 입장을 언제 어떤 식으로 밝힐지도 주목된다. 지난 10일 헌재의 탄핵인용에도 황 권한대행이 여전히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총리실 안팎에선 출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황 권한대행이 직접 대선일을 공고한 뒤 출마하는 모양새를 연출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헌재의 탄핵인용 결정이 8대 0으로 난 것 역시 황 권한대행의 출마 명분을 약화시켰다. 박근혜정권 출범 당시 초대 법무부 장관을 시작으로 박 전 대통령 재임기간 내내 국무위원으로 활동한 만큼 정권 실패의 책임을 나눠 질 수밖에 없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황교안 대행, 불출마로 가닥? 주말 일정 없이 국정운영 구상
입력 2017-03-12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