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에 발목 잡힌다”… 女농구 ‘실책 주의보’

입력 2017-03-12 18:43
용인 삼성생명의 외국인 선수 엘리샤 토마스(가운데)가 지난 10일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청주 KB스타즈의 실책을 속공으로 연결해 득점을 올리고 있다. WKBL 제공

포스트시즌에 돌입한 여자프로농구(WKBL)에 ‘실책 주의보’가 내려졌다.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은 정규시즌과는 달리 단기전으로 치러지기에 사소한 실책 하나가 각 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 청주 KB스타즈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실책이 승패에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경기였다. KB는 3쿼터까지 삼성생명에 53-51로 앞서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삼성생명이 69대 74로 1차전 승리를 가져갔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KB는 이날 총 19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10개를 기록한 삼성생명보다 2배가량 많은 숫자였다. 특히 4쿼터 승부처에서 실책을 5개나 기록한 게 아쉬웠다. KB는 3쿼터까지 신인 박지수의 높이를 앞세워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4쿼터 삼성생명의 끈질긴 수비를 이겨내지 못하고 실책을 남발하며 흐름을 내줬다. KB의 실책이 연달아 나오자 삼성생명은 고아라, 엘리샤 토마스 등이 속공으로 득점을 쌓아 승기를 가져갔다.

KB의 실책은 정규리그 때부터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됐다. KB는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3위 팀답지 않게 실책은 총 536개로 정규리그 전체 1위였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15.31개)보다도 더 많은 실책을 기록했다.

KB 안덕수 감독은 “2쿼터까지 결정적으로 잘하다가 3쿼터부터 상대 압박수비에 밀렸다. 4쿼터 공격을 하다가 볼을 빼앗긴 뒤 연속 4점을 줬다”며 이날 실책을 결정적 패인으로 꼽았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3쿼터 이후 발휘된 선수들의 집중력이 상대보다 좋았다”고 분석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아산 우리은행이 버티고 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우리은행은 정규리그에서 383개(10.94개)로 6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실책을 기록했다. 우승반지를 끼려면 승부처에서 실책이 나오지 않도록 집중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