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주택가에서 고대 이집트 왕 람세스 2세(재위 BC 1279∼1213년)로 추정되는 대형 석상이 발견됐다. 3000여년 전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석상이 람세스 2세 것으로 확정되면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집트·독일 고고학 연구팀은 지난 7일 카이로 서부 마타리야에서 높이 8m 규모의 석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공사 중인 건물 사이에서 드러난 석상의 주인공이 기원전 13세기 고대 이집트를 66년간 통치한 람세스 2세라고 추정했다. 람세스 2세 손자인 세티 2세의 실제 크기 석상도 함께 나왔다. 마타리야는 블루칼라(육체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석상은 거리 노점에서 겨우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 지역은 람세스 2세가 고대 도시 헬리오폴리스(태양의 도시)에 세운 태양신전 터와 가깝다. 태양신전은 당대 세워진 최대 신전이다. 유명한 이집트 룩소르 지역 카르나크 신전의 두 배 크기지만 그리스·로마 시대에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전을 장식했던 기념탑 오벨리스크도 알렉산드리아 지역이나 멀리 유럽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유물은 도시개발 당시 건축 자재로 사용돼 남아있지 않다.
석상은 여러 부위로 나뉘어 있었다. 칼리 알 아나니 이집트 문화재청장은 “조각상의 머리 아랫부분과 가슴 부분을 발굴했다. 왕관과 오른쪽 귀 조각, 오른쪽 눈 일부도 찾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대형 포크레인을 이용해 나머지 조각을 찾은 뒤 서둘러 복원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람세스 2세 석상으로 입증되면 2018년 문을 여는 대형 이집트 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 입구에 전시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석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람세스 2세 추정 대형 석상 발견
입력 2017-03-12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