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돌아왔다. 부상으로 신음했던 류현진(30·LA 다저스)이 첫 실전 경기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지난해 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무려 247일 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올라선 류현진은 최고 구속 91마일(146㎞)의 직구를 뿌렸을 뿐 아니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도 무리 없이 던졌다.
류현진은 투구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팔 상태도 좋고, 다리도 나았다. 준비가 잘 됐고 기분좋게 던졌다”며 “던지는데 이상은 없다. 오랜만에 실전에서 던져 새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류현진은 기나긴 재활에서 이제 막 빠져나올 채비를 하고 있다. 2015년 스프링캠프 도중 왼어깨 통증을 호소한 류현진은 그 해 5월 어깨 수술을 받아 재활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 8일 복귀전을 치렀지만 곧바로 팔꿈치 통증이 생겨 9월에 수술을 받고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재활에 매진해 몸 상태를 끌어올린 류현진은 불펜 투구 등을 거친데 이어 이날 시범경기에서 첫 실전피칭을 했다. 류현진은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고 준비를 잘 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싶다”며 “투수가 마운드에서 던져야 하는데 부상 때문에 못 던져 아쉬웠다. 동료들과 올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흡족함을 표시했다. 로버츠 감독은 “팔의 스피드도 좋았고, 투구 동작도 꾸준했다”며 “오늘은 류현진에게 정말 좋은 날”이라고 만족해했다. 다만 류현진은 2013∼2014년 팀 내 3선발로 활약했지만 2년간 재활에만 매달려 올해엔 5선발 후보로 밀려났다. 류현진은 “올해 시범경기 동안 처음에 메이저리그에 왔을 때처럼 경쟁해야한다”며 “남은 기간 시범경기를 잘 치르면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현진과 동갑내기 친구인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피츠버그는 음주사고를 낸 강정호를 제한선수 명단(Restricted list)에 올렸다. 제한선수는 부상 이외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사정이 있는 선수들을 위한 제도다. 금지약물 복용 등 리그 규정 위반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선수들이 이 명단에 포함된다. 제한선수 명단에 오른 선수는 등재 기간 동안 25인·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고, 등재 기간 동안 급료도 받을 수 없다. 앞서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강정호는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반면 황재균은 연일 홈런포를 터트리며 빅리그 진입에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황재균은 이날 신시내티 레즈와의 시범경기에서 7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냈다. 시범경기에서 벌써 3번째 아치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와신상담 247일… 괴물 류현진, 꿈틀
입력 2017-03-12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