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관광업계의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중·고 학생들의 중국 수학여행 포기가 잇따르고 있는데다 중국에서 온 크루즈 관광객들이 한국 하선을 거부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12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1학기 중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계획했던 관내 5개 중·고교가 안전상의 이유 등을 내세워 여행지 변경을 추진 중이다. A고교는 다음 달 중국 상하이로 수학여행을 갈 예정이었으나 일본으로 장소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아예 해외 수학여행 포기를 검토 중이다. 중국행을 포기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지역 관광업계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부산시는 13일 이와 관련한 긴급 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다. 사드 여파로 중국 전담 여행사와 면세점, 항공사, 호텔 등의 지역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31.6%(94만명)가 중국인이었지만 사드 갈등이 빚어진 후인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 숫자는 전년 동기 대비 9.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크루즈선을 타고 제주에 온 중국인 단체관광객 3400여명이 하선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일본 후쿠오카를 출발해 이날 오후 1시쯤 제주항 외항에 기항한 코스타 세레나호(1만1000t급)를 타고 온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에 내리는 것을 거부해 기항 4시간 만인 오후 5시쯤 중국 톈진으로 출항했다.
이에 따라 이들 관광객을 태우려고 대기했던 전세버스 80여대의 운전기사와 관광해설사 등이 허탕을 쳤다. 면세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도 타격을 입었다. 국제 크루즈선이 제주에 기항해온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승객들이 하선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이번 하선 거부가 1회성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유럽 최고의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 크루즈 소속 크루즈선의 제주 기항이 6월 말까지 취소된 상태다. 이에 따라 12만여 명의 중국 관광객이 제주에 오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무안=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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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맞은 관광산업’
입력 2017-03-1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