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엘롯기’가 ‘WBC 참사’ 치유할까

입력 2017-03-13 00:00
한국 최고의 인기스포츠 프로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2017 프로야구가 14일 10개 구단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기지개를 편다. 올해는 나란히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성공한 ‘엘롯기(LG·롯데·KIA)’가 리그 이슈메이커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정규리그를 6위와 7위로 마쳐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화는 저조한 성적에도 각종 이슈를 몰고 다니며 야구판을 뒤흔들었다. ‘마리한화(마리화나+한화)’라 불리는 중독성 있는 야구, 2년간 FA 영입에 300억 이상 투자, 혹사 논란 등 이야기 소재도 다양했다.

올해는 한화의 바통을 엘롯기가 이어받는 모양새다. 엘롯기는 전통적으로 팬심이 두텁다. 그러나 인기에 비해 성적은 좋지 못했던 게 흠이었다. 세 팀이 동시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도 없다. 이들 구단은 거물 FA 영입으로 새 시즌 동반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LG 트윈스는 지난해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2014년 양상문 감독 부임 이후 진행해왔던 리빌딩 작업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적토마 이병규가 유니폼을 벗었고, 베테랑 선수인 정성훈과 봉중근은 LG와 각각 1, 2년의 단기 계약을 맺었다. 스토브리그에선 FA로 투수 차우찬을 영입했다. 양 감독이 추구하는 ‘젊은 야구’가 올해도 빛을 발할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주장’ 이대호가 깜짝 복귀했다. 황재균이 미국으로 떠났지만 오히려 타선은 지난해보다 더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대호는 부산 팬들의 시들어가던 야구 열기에 단숨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정규리그 8위였던 롯데는 이대호를 주축으로 5강의 벽을 넘겠다는 심산이다. 롯데는 2012년을 끝으로 4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가을야구를 넘어 차기 대권을 노린다. 두산 베어스와 더불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비시즌 FA시장에서 나지완 양현종 등 핵심 선수들을 붙잡아 전력손실을 막았다. 여기에 실력뿐 아니라 우승 DNA를 갖춘 ‘왼손거포’ 최형우까지 영입해 명가재건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범호 김주찬 나지완 최형우 등 베테랑들과 김호령 노수광 한승택 등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로 돌풍을 예고했다.

시범경기는 14일 오후 1시 대구(kt-삼성) 광주(두산-KIA) 대전(LG-한화) 사직(SK-롯데), 마산(넥센-NC) 등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열린다. 다만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 시즌 초반 리그 흥행의 변수다. WBC에서 부진한 차우찬 이대호 최형우 등 새 둥지를 튼 이적생들의 활약에 따라 리그 흥행 성적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