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종교개혁의 본질은 예수생명

입력 2017-03-13 00:02

한국교회에는 ‘오직 예수생명’이 아닌 ‘오직 성장’ 구호가 보편화된 지 오래입니다. 교회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교회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방법이 아닌, 세속적 가치관에 의해 고안된 교회성장 청사진부터 그 과오를 회개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 그 위기의 실체는 무엇이며 근본 요인은 무엇일까요. 만약 교인수 감소와 교회성장 둔화를 위기로 보고 그 해결책을 찾는다면 문제의 핵심에서 한참 벗어난 처방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외적 성장을 교회의 핵심가치로 보고 양적 성장이 멈춘 것을 위기라고 생각한다면 낡은 교회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성장주의와 그것이 초래한 영적 폐허 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생명 중심의 교회관을 꿈꿔야 합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조직의 성장을 위한 영양분만 과하게 공급받는 바람에 교회수, 목회자수, 재정 등은 성장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빠른 성장의 이면에는 생명을 살려야 하는 목회자들의 리더십, 영성의 결여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성도들에 대한 과도한 헌신요구로 이어졌고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입니다. 진심어린 생명의 섬김은 사라지고 형식적이고 메마른 ‘공무’만 남았습니다. 생명이 없다보니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진정한 위기는 교회 구성원 개개인이 살아계신 하나님과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입니다. 열매가 생명 되신 포도나무인 예수님께 붙어있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 다른 것을 기웃거리다가 말라 비틀어 쪼그라들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과 개혁을 경험하기 위해선 생명 되신 예수님과의 온전한 연합이 이뤄져야 합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작지만 거룩하고 강한 교회, 생명력이 넘치는 교회를 세우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중세 가톨릭이 인본주의로 부패하고 타락했을 때 신본주의로 돌아가고자 하는 종교개혁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한마디로 교회의 본질인 예수생명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교회도 외형적 크기보다 생명이라는 본질을 추구하는 교회를 세워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을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 생명력이 꿈틀거려 빌립처럼 “와 보라”고 자신 있게 외치는 교회가 됩시다. 한국사회에 생명 되신 예수님을 당당히 증거하는 한국교회가 됩시다.

김영수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