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불통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정치 지도자들과 국민들 간의 불통, 부모와 자녀 간의 불통,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불통이 우리사회에 만연합니다. 불통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우리 몸도 피가 잘 통해야 건강할 수 있습니다. 한곳이라도 피가 통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마찬가지로 불통이 되면 각종 문제가 생깁니다. 하나님과의 불통은 우리의 영을 병들게 합니다. 부부와 부모와 자녀, 교회 안에 소통이 단절되고 불통이 되면 문제가 생기고 공동체가 병듭니다.
불통은 인간이 지은 죄의 결과입니다. 대홍수 심판 후 노아의 자손들이 시날 평지에 정착해 살았습니다. 그들의 건축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달했습니다. 창세기 11장 4절에 보면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고 기록돼 있습니다. 하늘까지 탑을 건설해 올리자는 말은 하나님께 도전하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인간들이 한 족속에 한 언어를 사용해 결집력이 생기고 교만해진 것을 보셨습니다(창 11:6). 그래서 하나인 언어를 혼잡하게 해 뒤섞이도록 했습니다(창 11:7). 더 이상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습니다.
바벨탑 사건에서 불통은 우리의 죄의 결과이며 교만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같아지고자 하는 교만, 내 말만 올바르고 다른 사람의 말은 틀렸다는 교만, 자신의 생각만 말하고 다른 사람의 말은 귀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교만이 결국 불통을 가져옵니다.
불통의 시대를 극복하고 소통의 시대로 나아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직전에 제자들과 따르는 무리들에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라고 말씀하십니다(행 1:4).
예수님이 승천하시고 50일 되는 날 마가의 다락방에 120명의 사람이 모였습니다. 그들은 마음을 같이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때 홀연히 하늘로부터 빠르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들립니다.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모습을 봅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에게 성령의 충만한 은혜가 임했습니다. 성령이 임하자 놀라운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행 2:4)
그곳에는 약 15개국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각각 자기 나라의 언어로 들리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이처럼 성령이 임하시면 모든 불통의 언어가 소통의 언어로 회복됩니다.
보혜사 성령은 우리가 불통을 극복하고 소통할 수 있게 도우십니다. 성령은 언어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삶을 소통으로 연결시켜 주십니다. 성령이 임하시는 곳에는 모든 것이 통해 연결됩니다. 소통케 하는 성령은 우리가 불통의 삶을 단절하고 소통의 삶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소통케 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우리 기독교인들은 소통하는 사회의 회복을 위해 앞장서야 합니다. 초대교회에 놀라운 소통의 역사를 일으키신 성령께서 오늘 우리에게도, 우리 사회에도 그 위대한 소통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일으켜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천영철 목사(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
[오늘의 설교] 성령의 소통
입력 2017-03-13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