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 1728조 사상 최대

입력 2017-03-12 18:34

국내 간접운용자산 규모가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 속에 투자자들이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자산을 불려줄 곳을 찾은 결과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자본시장의 펀드와 투자일임, 신탁 등 간접운용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사상 최대인 1728조원에 달했다고 12일 밝혔다. 한 해 사이 203조원이 불었다. 주식시장 시가총액 1508조원보다 220조원 많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건 신탁수탁고였다. 전년 대비 113조6000억원 늘어나 715조5000억원에 달했다. 비율로는 전체의 41.4%를 차지한다. 은행이 67조7000억원, 증권사가 24조2000억원을 추가로 맡기면서 증가세를 견인했다. 부동산과 채권 등 재산신탁 증가폭이 24.4%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펀드 부문에선 주식형펀드가 7조7000억원 줄어든 대신 채권과 부동산펀드가 각각 20.2%, 30.8% 증가했다. 시장에 불확실성이 늘면서 보다 안정적인 투자처가 선호받았다. 해외 펀드 증가율은 27.0%로 국내 펀드의 7.9%를 앞섰다.

사모펀드 규모는 공모펀드를 처음 추월했다. 사모펀드 금액은 249조7000억원까지 불어 공모펀드의 219조6000억원보다 많아졌다. 수익률과 관계없이 운용보수가 지출되는 공모펀드 대신 인센티브가 확실한 사모펀드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금감원은 금리가 오르면 자산 가치가 하락하거나 관련 상품 환매, 헤지가 늘 수 있다 보고 펀드 설정과 환매 동향, 유동성 보유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특정 부문 자금쏠림 등 위험요인을 정기분석하고 해외펀드 등 고위험상품 불완전 판매 점검도 강화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