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성급’ 호텔 경쟁 불 붙었다

입력 2017-03-12 18:33
다음 달 서울 송파구 잠실에 문을 여는 국내 최고 높이의 ‘롯데월드타워’ 76∼101층에 롯데호텔이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을 오픈한다. 하루 숙박비가 2000만원으로 국내 최고가를 자랑하는 시그니엘 서울 최고급 객실 ‘로열스위트’(왼쪽 사진)와 일반 객실 ‘그랜드디럭스’(오른쪽) 내부 모습.롯데호텔 제공

1박에 2000만원짜리 초호화 ‘6성급’ 호텔이 국내에 등장한다. 호텔업계에서는 최고 등급인 ‘5성급’ 호텔을 넘어 초호화 호텔임을 내세운 ‘6성급’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호텔은 최상급 호텔 브랜드 ‘시그니엘’을 론칭했다고 12일 밝혔다. 롯데호텔은 다음 달 롯데월드타워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시그니엘 서울’ 문을 열고 6성급 경쟁에 나선다. 시그니엘은 ‘시그니처(Signature)’와 ‘롯데(Lotte)’의 합성어로 롯데호텔의 최상위 호텔 브랜드라는 의미를 담았다. 롯데호텔은 시그니엘에 롯데 로고를 뺐다. 기존 롯데호텔과 차별화해 아예 새로운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다음달 롯데월드타워 개장과 맞춰 문을 열게 될 시그니엘 서울은 롯데월드타워 76∼101층에 자리잡게 된다.

가격 역시 최고가다. 특히 100층에 위치한 ‘로얄스위트’룸은 1박에 2000만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고가로 책정됐다. 최상급 서비스를 위해 투숙객을 전담하는 ‘프라이빗 서비스’, 투숙객 전용 라운지 ‘살롱 드 시그니엘’, 롤스로이스 차량 또는 헬기로 원하는 곳까지 이동 가능한 ‘프리미엄 트랜스퍼’, 맞춤형 쇼핑 컨설팅을 제공하는 ‘퍼스널 쇼퍼’ 등이 운영된다.

시그니엘이 6성급 호텔을 표방하고 있지만 국내 공식 호텔업 등급 심사를 거치면 5성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호텔업 등급을 나누는 심사 기준에 따르면 5성급이 가장 높은 등급이다. 호텔들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실제 등급보다 높은 6성급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이전까지 국내 호텔 등급은 무궁화 개수로 분류됐지만 국제적 관례에 따라 별 등급으로 변경됐다.

3∼4년 전만 해도 호텔업계는 비즈니스급 호텔 경쟁이 치열했다. 합리적인 가격대에 호텔 브랜드를 내세우며 숙박에 큰 지출을 하지 않는 중국인 관광객(유커)들과 젊은층 수요를 겨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시즌스호텔이 2015년 10월 서울 광화문에 문을 열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6성급’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자 큰 관심을 끌었고 글로벌 호텔업계도 서울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호텔업계에서 서울시내 6성급으로 분류되는 호텔은 포시즌스호텔 외에 서울 삼성동 파크하얏트와 서울 광장동 W호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등이다. 또 그랜드머큐리 앰배서더 호텔, 하얏트 안다즈 호텔 등도 서울에 럭셔리 호텔을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까지 서울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6성급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과시형 소비를 즐기는 내국인 수요가 높은 것도 6성급 인기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