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달한 온주완이 어떻게 윤동주를? 기대하세요”…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 온주완

입력 2017-03-12 18:49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에서 윤동주 역을 맡은 배우 온주완. 그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뮤지컬은 3시간 가까이 무대 위에서 실수 없이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매우 크다. 하지만 뮤지컬을 하면서 연기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고 말했다. 서울예술단 제공
이 뮤지컬의 한 장면. 서울예술단 제공
올해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예술단은 대표 레퍼토리 ‘윤동주, 달을 쏘다’를 오는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4월 2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2012년 초연돼 네 번째인 이번 무대는 초연부터 출연해온 단원 박영수와 함께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배우 온주완이 더블 캐스팅됐다.

10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온주완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윤동주 시인을 기억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는 사명감이 들었다. 지난해 ‘뉴시즈’로 뮤지컬에 데뷔한 후 가능하면 1년에 한 편 정도는 뮤지컬이나 연극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었다”며 작품을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뮤지컬을 통해 무대가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됐고 배우로서 한층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즈’는 신문재벌에 맞서 싸운 신문팔이 소년들의 이야기. 리더 잭 켈리로 캐스팅 된 그는 첫 뮤지컬 도전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평균 이상의 노래와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그에게는 뮤지컬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윤동주, 달을 쏘다’에 앞서 지난해 가을 서울예술단의 또다른 레퍼토리 ‘잃어버린 얼굴 1895’을 제안받기도 했으나 당시에는 거절했다.

그는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연습기간이 길지 않아서 뮤지컬 초짜인 내가 받아들이기에 부담감이 있었다. 다른 출연진은 이미 작품에 익숙한 상황에서 내가 제대로 못하면 피해를 끼치게 되기 때문”이라면서 “‘윤동주, 달을 쏘다’는 연습기간이 두 달 정도로 충분한데다 유튜브로 일부 장면을 본 것만으로도 큰 감동을 받았다. 특히 (박)영수 형이 연기하는 윤동주 시인을 보면서 내가 어느새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동주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그는 윤동주 시집을 여러 차례 읽는 등 공부에 몰두했다.

지난 설 연휴 때는 고향 대전에도 내려가지 않은 채 그의 두 번째 뮤지컬이 될 ‘윤동주, 달을 쏘다’의 공연영상을 20번 이상 돌려보는 한편 대본과 노래 암기에 몰두했다.

그는 “학창 시절엔 그렇게도 안 외워지던 시들이 윤동주의 일생을 알고 난 후엔 너무나 쉽게 외워졌다. 작품에 윤동주의 시 9편이 나오는데, 그 중 ‘쉽게 씌어진 시’ ‘팔복’ ‘별 헤는 밤’을 좋아한다”면서 “‘별 헤는 밤’은 대체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작품에선 분노와 격렬함을 가장 많이 드러내는 시다. 한 대 얻어 맞은 느낌이 들 정도로 새로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냥한 눈웃음, 활발한 말투, 남다른 친화력의 소유자인 그가 고독하고 내성적인 윤동주 시인과 잘 맞을지 다소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역시 주변의 그런 반응을 의식하는 만큼 더욱 도전의식을 느끼는 듯 했다.

그는 “활동적인 성향의 내가 윤동주 시인에 캐스팅 됐을 때 처음에는 다들 놀라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배우로서 남들이 예상하지 못한 역할로 허를 찌르고 싶은 욕심이 크다. 쉽지 않은 역할에 도전해서 성공했을 때 그 희열은 더 크지 않나”며 웃었다. 이어 “우리가 윤동주 시인을 지나치게 내성적이고 조용한 인물로 그려만 온 것은 아닌지 생각도 든다”면서 “작품 속 시인은 20대 청춘이다. 청춘의 뜨거움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기존의 전형적인 모습과 다른 온주완표 윤동주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