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주자들 “헌재 결정 수용… 화합·통합” 한목소리

입력 2017-03-10 18:19 수정 2017-03-10 21:06
여야 대선 주자들은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 수용과 함께 화합과 통합을 당부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광온 캠프 대변인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위대한 국민께 경의를 표한다”며 “대한민국은 새롭고 놀라운 경험 위에서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로운 광장의 힘이 통합의 힘으로 승화될 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러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문 전 대표는 오전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헌재의 탄핵 선고를 지켜본 뒤 오후엔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면담했다.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헌재가 생명권 침해를 탄핵 사유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이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빠른 시일 내 제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해 끝내지 못한 진상규명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7시간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도 요구했다. 팽목항 방문 이유에 대해서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각오와 의지를 다지는 심정으로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11일 광주에서 김희중 대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겨울 칼바람과 적폐세력의 반역사를 모두 이겨낸 국민께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며 촛불 민심을 극찬했다. 이어 “철저히 청산해야 진정한 통합이 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야 화합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며 적폐청산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서울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은) 즉시 퇴거하는 것이 옳다. 대통령이라는 지위와 특권을 누린 만큼 국민과 동일하게 수사를 받고, 그에 상응한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 외연확장에 주력했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안 지사는 입장문에서 “헌정사에서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정치인으로서 참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반목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대한민국 모두가 화합하고 통합하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자”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도 “정치권은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며 “저도 국민 대통합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승복을 요구했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진심으로 승복과 화해, 통합을 말해 달라”며 “대통령의 감동적인 말 한마디가 분열을 막고 국민의 상처를 치유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협치와 연정을 강조했다. 남 지사는 “분열과 대립은 오늘로 끝내야만 한다”며 “모든 정파는 정쟁을 중단하고, 협치와 연정으로 화합과 안정에 매진하자”고 했다.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는 ‘유감’을 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감스럽지만 헌재 결정은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대란대치(大亂大治·큰 난리에는 큰 방안으로 대처해야 한다)를 해야 할 때”라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