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순간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돌파했다. 곧바로 프로그램 매도세가 몰려 2090선에서 횡보하긴 했지만 ‘대통령 파면=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금융시장 호재’란 시장의 전망이 입증됐다.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29포인트 오른 2097.35에, 코스닥도 6.13포인트 상승한 612.26으로 마감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읽어 내려간 오전 11시15분쯤 ‘그러나’란 표현으로 세월호 참사에서 대통령의 구조 책임을 직접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이 나오자 코스피는 2086.98까지 후퇴했다. 원·달러 환율도 1160.1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다는 선고 내용이 등장하자 시장 지표는 일제히 급반전했다. 오전 11시22분 헌재가 재판관 8대 0의 결정으로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순간 주가는 2102.05까지 치솟았고, 환율도 1150원대로 내려갔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7원 내린 1157.4원으로 최종 마감했다.
조기 대선이 확정됨에 따라 대선 테마주들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연계됐다는 풍문의 SG충방이 전일 대비 29.90% 올랐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관련 세우글로벌도 29.88% 수직 상승했다.
탄핵 인용으로 주식시장에 안도감이 유입됐지만 코스피 밴드는 현행 2000∼2100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정치 이벤트보다 대내외 경기상황과 통화정책 이슈가 주식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네덜란드 총선 등 글로벌 이슈가 증시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이정미 대행 입에 춤춘 코스피… “세월호”에 뚝 “파면” 순간 2100 터치
입력 2017-03-11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