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프로농구] ‘토종 빅맨’이 강해야 웃는다

입력 2017-03-11 05:02

여자프로농구(WKBL)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세 팀에게는 공통된 점이 있다. 바로 토종 빅맨이 강하다는 것이다. 아산 우리은행 양지희, 용인 삼성생명 배혜윤, 청주 KB스타즈 박지수가 그 주인공이다. 세 팀은 외인 용병과 토종센터 간 조화가 시너지 효과를 거두며 올 시즌 대권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에서 33승2패, 승률 94.3%를 기록했다. 야구·축구·농구·배구 등 프로스포츠 통틀어 최고 승률이다. 그 중심에 베테랑 양지희(33)가 있다. 양지희는 185㎝의 장신인데다 후배들을 위해 골밑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우리은행의 우승에 기여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올 시즌 양지희는 왼쪽 무릎부상 때문에 고전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통합 5연패를 위해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후 양지희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며 챔피언결정전에 대비하고 있다.

배혜윤은 올해 득점뿐 아니라 도움에도 눈을 떴다. 경기당 평균 10.14점으로 삼성생명 토종 선수 중 득점 1위다. 또 어시스트도 평균 3.4개로 전체 5위에 올랐다.

‘슈퍼루키’ 박지수는 192㎝로 이들 중 가장 크다. 발등 부상으로 뒤늦게 프로 데뷔전을 치렀으나 장신과 놀라운 운동신경으로 경기당 평균 10.4점 10.3리바운드 더블더블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KB는 박지수의 활약 덕분에 초반 최하위 부진을 딛고 정규리그 3위로 마쳐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10일부터 3판2선승제로 시작된 삼성생명과 KB의 플레이오프도 배혜윤과 박지수의 싸움이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