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3월 11일] 고난도 복입니다

입력 2017-03-11 00:00

찬송 :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338장(통 364)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룻기 1장 1∼7절

말씀 :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나오미는 참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인물입니다. 나오미는 원래 유다 베들레헴에서 남편, 아들들과 같이 살았는데 어느 날 그 땅에 흉년이 듭니다. 베들레헴은 ‘빵집’이라는 뜻을 갖고 있었습니다. 빵집에 빵이 없어진 것은 단순히 먹을 양식이 떨어졌다는 게 아니라 영적으로 완전히 고갈돼 있는 당시 사사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은 흉년을 피해 모압 땅으로 이주를 결심합니다. 1절에 보면 ‘거류하다’는 말이 있는데 ‘잠시 동안 머물다’라는 의미입니다. 흉년이 지나가면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고 일시적으로 떠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되던가요. 잠시 쏟아지는 소낙비를 피하려 떠났지만 무려 10년 동안 돌아올 수 없었습니다. 사실 그들이 베들레헴을 떠나 모압으로 이주한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었습니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영적 터전을 너무 쉽게 저버린 것입니다. 그 어리석은 선택 때문에 나오미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게 됩니다.

나오미의 가정은 모압에서 완전히 풍비박산 납니다. 남편 엘리멜렉이 죽어버립니다. 남편이 죽은 것도 하늘이 무너질 일인데 다 자라서 결혼까지 한 두 아들마저 죽고 맙니다. 남편이 없으면 자식들이라도 바라보고 살겠는데 의지할 자녀들마저도 몽땅 죽어버렸으니 그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여기까지만 보면 ‘망해도 어떻게 이렇게 망할 수가 있는가. 아무런 소망이 없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인생의 가장 암울한 순간에 본격적으로 일하십니다. 만일 엘리멜렉의 가정이 몰락하지 않고 모압에서 잘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모압에 뿌리를 내리고 이방문화에 동화돼 이방인처럼 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망했기 때문에 나오미는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망하지 않았다면 모압 땅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고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이방인처럼 살았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그 가족이 몰락한 것은 하나님의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망했기 때문에 돌이킨 것입니다. 오늘날 신자들이 세상에서 성공하고 잘되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는데 마냥 잘된다고 하나님의 은혜라 말할 수 없습니다. 나오미 가정이 모압 땅에서 잘됐다면 그게 하나님의 은혜였겠습니까. 오히려 하나님과 더 멀어지는 저주였을 것입니다.

살다보면 ‘왜 내 인생은 이리도 험난한가’ 하고 낙심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럴 때 ‘이런 내 인생 속에 하나님은 어떻게 역사하실까’ 하는 소망을 품고 하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나오미는 실패 속에 고국으로 돌아갑니다. 고난 중에 있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것입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나오미처럼 우리 인생을 돌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인생에 고난이 닥칠 때 낙심하지 않고 그 속에 감추어진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보는 저희들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한성훈 목사(수원 살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