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선고, 결과 존중하고 통합 위한 기도를

입력 2017-03-10 00:00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의 날이 밝았다. 국가적 위기사태를 하루빨리 종식시킬 수 있도록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조건 없는 승복, 화해와 통합, 평화를 위한 기도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불복하면 극심한 혼란 불가피

교계에선 한목소리로 탄핵에 반대하는 찬성하든, 진보든 보수든 헌법재판소의 선고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치적·이념적 이해관계에 따라 국민이 합의해놓은 ‘룰’까지 부정한다면 심각한 혼란이 닥쳐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9일 성명을 내고 “어떻게 결정이 되든지 그 결론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법치주의의 기본이요 근간이다. 만일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분열과 극심한 혼란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도 “헌재 결정을 무시하거나 승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위험한 다른 방법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국민 모두가 불행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상으로 돌아와 화해 실천해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일부의 선동에 대해선 교계가 결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분열과 갈등, 폭력을 조장하는 것은 화평케 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도 성명에서 “헌재와 헌법재판관을 상대로 자행되고 있는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인 압박은 법치를 부정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반민주적 폭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조영길 법무법인 아이앤에스 대표변호사는 “광장의 정치와 편향적 선동은 법치(法治)의 실종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가변적·감정적 시류에 편승하지 말고 객관적 사실관계에 근거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국교회부터 일상으로 돌아와 화해를 실천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목사는 “본래 기독교인의 우선 관심은 하나님의 뜻대로 살면서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라며 “선고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정치 사회 발전을 위해 기도하며 남남 또는 남북의 화해 평화 통일을 이루는 일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독인은 치유자 역할을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따라 분열과 대립이 거세질 수도 있는 만큼 한국교회가 앞장서 중재자, 치유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청도 많다.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는 “또다시 광장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겠지만 그 힘을 분열보다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데 써야 한다”면서 “한반도 주변 4대 강국의 압박이 심하고 남북 갈등이 첨예한데, 이런 위기 상황에서 강한 국가로 도약하지 않으면 국운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일치시키는 데 기독교가 앞장서자”고 독려했다.

김경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도 “한국사회가 폭력적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크리스천은 민족을 위한 치유자, 화해자, 사회통합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면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이후 일정을 맡기자. 이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통치는 절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병선 백상현 장창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