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한 달 된 희귀난치병 아기가 태어난 지 2주 만에 세상을 떠난 ‘무뇌증 아기’로부터 간세포를 선물 받고 기적적으로 회생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이석구(왼쪽)·이상훈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진동규(오른쪽)·조성윤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23일 ‘카르바모일인산 합성효소 결핍증(CPSD)’이라는 선천성 대사질환을 앓던 박지원(당시 생후 1개월)양에게 선천적으로 뇌가 없어 뇌사상태와 다를 바 없는 아기의 간에서 분리한 건강한 간세포를 3차례 이식하는 시술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국내 최연소 간세포 이식이다. 간세포 이식은 혈액형이 같은 뇌사자 간에서 세포를 분리한 후 환자의 간문맥(간으로 통하는 혈관)에 직접 넣어주는 시술이다. 너무 어리거나 기증자가 없어 간이식이 어려운 환자에게 간 기능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CPSD는 간세포에 존재하는 카르바모일인산 합성효소가 부족해 발생한다. 효소에 장애가 생기면 몸속 암모니아를 제거하지 못해 지능장애, 성장부진, 혼수 등을 일으키고 결국 중추신경계가 손상돼 목숨을 잃게 된다.
의료진은 “간에 주입된 간세포는 효소 단백질을 환자 스스로 만들 수 있게 해 준다”면서 “이식 전 1300까지 치솟았던 암모니아 수치가 이식 후 정상범위인 60 아래로 떨어졌고 3개월이 지난 현재 잘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구 교수는 “간세포 이식은 간이식이 부적합한 환자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시도하지 못했던 신생아에 성공한 첫 사례여서 의의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또 “조만간 신의료기술로 등록돼 환자들에게 건강보험 혜택이 주어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생후 1개월 신생아에 간세포 이식 성공
입력 2017-03-09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