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규군 라카 투입… 트럼프의 IS격퇴전 본격화?

입력 2017-03-10 00:00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진행 중인 미국이 시리아에 정규군 투입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기존 특수부대 중심의 전술 지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신속기동 병력을 전진배치하며 중동 사태에 본격적으로 재개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8일(현지시간) 제11해병원정대 상륙단 소속 곡사포 선발부대가 IS가 수도로 선포한 시리아 북부 라카 외곽에 급파됐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미 국방부 소식통은 WP에 미군 원정대 선발부대가 라카 탈환전에 나선 쿠르드·아랍 연합 시리아민주군 등 현지 병력에 대한 포격 지원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륙 강습함 마킨아일랜드함에 승선해 중동에 파견된 제11해병원정대는 해병대가 운용 중인 7개의 원정대 중 하나로 2200여명 규모의 병력에 포병대와 전차, 상륙 장갑차, 공격용 헬기, 수직이착륙기, 전투기 등을 갖춘 막강한 전력의 신속이동부대다. 특히 포병 선발대는 견인식 곡사포로 발사 가능한 GPS(위성항법장치) 유도 ‘엑스칼리버’ 스마트 포탄 등 첨단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IS 지휘부의 은신처 등을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S 전선에 대한 미군의 전개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존의 쿠웨이트 주둔 병력과 별도로 1000명 규모의 예비군 병력을 쿠웨이트에 추가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파병은 일시적인 것이지만 백악관이 향후 IS 격퇴전에서 국방부에 더 유연하고 폭넓은 작전상의 재량권을 주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많은 일선 미군 지휘관들이 지나치게 구체적인 정부 지침에 좌절감을 느껴왔으며 전선에서의 일상적인 작전과 결정사항에 있어 보다 큰 재량권을 부여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해 왔다는 후문이다.

한편 IS 최고지도자를 자처해온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전세가 기운 모술을 빠져나와 사막 지대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관계자와 이라크 현지 관리들은 알바그다디가 이라크 정부군이 모술을 포위하기 훨씬 오래전에 모술을 버리고 잠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통신에 “이라크군이 탈환작전을 개시하기 전에는 알바그다디가 모술에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모술과 알아파르 마을의 고립을 앞두고 그가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알바그다디가 IS의 모술 방어전에 전술적 영향을 주는 것 같지는 않고 광범위한 전략적 지침을 일선 지휘관들에게 하달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IS가 신정일치 칼리프 국가 건설의 구상을 아직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라크와 시리아에 아직도 1만5000명 정도의 IS 대원이 존재하고, 모술과 라카에만 각각 2500여명과 4000여명이 남아 저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글=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