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8일(현지시간) 미국 원유 재고량 증가 소식에 5% 이상 급락하며 50달러 선 붕괴를 위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이 전날보다 2.86달러(5.4%) 하락한 배럴당 50.28달러로 마감됐다. WTI는 장중 50.0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2.69달러(4.9%) 떨어진 배럴당 53.1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래 가장 낮은 가격이다.
유가가 떨어진 것은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자국의 원유 재고량이 820만 배럴로 크게 늘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 200만 배럴보다 4배나 급증한 수치다. 재고 증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회원국이 원유 감산에 들어간 사이 미국에서 셰일오일 생산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 현재로선 감산 효과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고, 오는 6월로 끝나는 감산 기간도 다시 연장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유가가 곤두박질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50달러마저 붕괴될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모하마드 바킨도 OPEC 사무총장은 “미국만 봐서 그렇지 감산 합의로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은 계속 줄고 있다”면서 이날 유가 급락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글=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유가 깜짝 급락… 50달러선 위태
입력 2017-03-09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