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에 종교개혁 정신 중요… 자유·양심에 기반, 인권과 관용 증진을”

입력 2017-03-10 00:04

“종교개혁의 메시지는 자유와 양심입니다. 이웃을 돌아보고 인권과 관용을 증진하는 것이야말로 종교개혁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 될 겁니다.”

슈테판 아우어(56·사진) 주한 독일대사는 7일 서울 중구 한강대로 주한독일대사관에서 인터뷰를 갖고 “인공지능 시대에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새기는 것은 시의적절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우어 대사는 13일 국민일보가 주최하는 ‘종교개혁 500주년기념 국제포럼’에서 축사를 한다.

아우어 대사는 “독일은 현재 전국적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며 “루터 추모의 해인 2008년부터 올해까지 각종 전시회와 축제, 콘서트 등을 개최하면서 95개 반박문을 상기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Luther 2017’이란 영문 책자도 인터뷰 도중에 보여줬다. 표지에는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In the beginning was the Word)’는 요한복음 1장 1절 말씀과 루터의 초상화 그림이 장식돼 있었다.

그는 “한국과 독일은 유사성이 많은 나라다. 우리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며 “양국은 전쟁과 분단을 경험했으며 경제적 발전상과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도 비슷하다. 국제사회의 요구와 변화에 잘 대처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에 거주하는 독일인은 대략 3000명 정도”라며 “나를 비롯해 많은 독일인들이 한국의 매력에 빠져있다. 한국 음식은 정말 맛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대사 집무실에서는 서울역 광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그는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주말마다 열리는 집회에 대해서도 “민주주의를 향한 성숙의 과정으로 본다”며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가 표출되는 현장이 놀라운 뿐”이라고 덧붙였다.

아우어 대사는 지난해 9월부터 주한 독일대사로 봉직하고 있다. 독일 본대학에서 법학과 정치학을 공부하고 독일 외무부 소속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 대사관 정무부장을 거쳤다. 2013부터 벨기에 브뤼셀 유럽대외관계청(EEAS) 과장, 인권·글로벌·다자 이슈 담당 국장을 역임했다. 대사로선 한국이 첫 임지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