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의 1호 기소 사건인 문형표(61·구속 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재판에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는 9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이 사건은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며 “13일 첫 공판기일을 갖고 증거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15일에는 청와대 관계자의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안 전 수석과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 등 3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향후 복지부 공무원과 국민연금 직원 등 30여명이 추가 채택될 예정이다.
문 전 장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청와대 지시를 받아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법정에 나온 문 전 이사장은 “직업이 바뀌었다”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을 사퇴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문 전 장관에 이어 홍완선(61)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진행했다. 홍 전 본부장은 2015년 7월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해 삼성 측에 8549억원 이상의 이득을 주고 국민연금에는 1388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불구속 기소됐다. 홍 전 본부장 측은 “당시 상황을 보면 합병을 반대하거나 합병 비율을 조정하라고 요구할 이유나 임무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홍 전 본부장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삼성 합병’ 문형표 재판, 靑 관계자부터 부른다
입력 2017-03-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