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첫 ‘평화의 소녀상’, 독일 바이에른서 제막

입력 2017-03-09 21:12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안점순 할머니가 8일(현지시간) 독일 레겐스부르크시 인근 비젠트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용’ 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쓰다듬고 있다. 수원시 제공

경기도 수원시민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평화의 소녀상’이 마침내 독일에 세워졌다.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등에 이어 유럽에서는 처음이다.

수원시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오후 3시(현지시간) 독일 레겐스부르크시 인근 비젠트에 세워졌다고 9일 밝혔다.

소녀상이 세워진 곳은 프랑크푸르크에서 343㎞ 떨어진 남부 바이에른주 레겐스부르크 인근 비젠트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용(Nepal-Himalaya-Pavillon) 공원’으로 히말라야산 꽃과 나무 5000여종을 보유한 세계 최대 히말라야 식물정원이다.

제막 행사에는 14세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은 안점순(88) 위안부 할머니도 참석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행사에 참석한 안 할머니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할 말이 없다”며 “고맙다. 앞으로 험한 세상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소녀상은 수원시민으로 구성된 ‘독일 평화의 소녀상 수원시민 건립 추진위원회’와 독일 현지인이 참여한 ‘독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 독일 건립추진위원회’가 함께 비인간적인 전쟁범죄로 희생된 사람들의 넋을 기리고 피해 여성들의 명예와 인권을 올바로 세우는 데 기여하자는 뜻에서 추진됐다.

이번 소녀상은 김서경·김운성 작가의 작품으로 수원추진위가 시민모금으로 3300여만원을 마련해 제작비를 댔다.

독일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해 9월 수원시 자매도시인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와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합의했으나 일본 측의 거센 반대로 건립이 무산되기도 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