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롯데자이언츠가 롯데 제2구장인 울산문수야구장에서 치르는 프로야구 경기 수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9일 울산시에 따르면 롯데자이언츠는 올해 문수야구장에서 7월과 9월중 5경기만 치르겠다고 통보했다.
울산시는 최근 롯데 야구단을 방문해 지난해처럼 올스타전 전후인 6∼7월에 7경기 이상 치르자고 제안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선수단이 원정경기에 따른 체재비 등 구단 자생력 확보 차원에서 울산에서 경기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특히 롯데가 제시한 7월과 9월은 그동안 역대 전력으로 봤을 때 순위 하락 등으로 비수기에 해당한다.
롯데는 2014년 정규리그 8경기를 치른 것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10경기, 2016년에는 7경기를 문수구장에서 치렀다.
울산시는 2014년 총 450억원의 예산을 들여 롯데 제2구장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2014년부터 롯데구단에 홍보비와 체류비 명목으로 연간 1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간 협상이 부진한 이유는 2011년 10월 체결된 업무협약(MOU)이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당시 울산시와 롯데는 MOU에서 1군 선수들의 6∼9경기를 문수야구장에서 열기로 했다.
구장내 객석수도 문제가 되고 있다. 문수야구장의 객석은 1만2000석으로 사직구장(2만8000석)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시와 롯데간 수익분배는 입장료 수익금의 90%는 롯데가 나머지 10%는 울산시가 가져가는데 롯데 입장에서는 성수기 시즌에 울산에서 경기를 하면 그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시는 경기수라도 늘어나야 문수야구장 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 울산시는 2014년과 2015년에 관중수입으로 1억103만원과 8899만원만을 각각 받았다. 지난해는 7000여 만원을 받는데 그쳤다. 그러나 문수야구장 운영비로 내년 3억원 이상이 들어가기 때문에 매년 1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최대한 롯데측과 협의해 지난해 수준인 정규리그 7게임을 유치해 울산시민들의 야구 갈증을 해소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한해 5경기 하려고 450억 들였나? ‘자괴감 드는’ 울산 문수야구장
입력 2017-03-09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