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상태(67) 전 사장이 경영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5000억원대 회계사기를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우조선에서는 2012∼2014년 벌어진 수조원대 회계사기에 앞서 남 전 사장의 재임시절인 2009∼2010년에도 회계 관련 부정행위가 이뤄졌던 것이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9일 사장 연임을 위해 경영 실적을 부풀려 발표하도록 지시한 혐의(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남 전 사장을 추가 기소했다. 남 전 사장은 2009년과 2010년 대우조선이 이익을 5137억원이나 더 많이 낸 것처럼 회계장부를 조작한 혐의다.
특수단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2009년 초 연임 결정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실적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의 경영목표에 맞추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2008년 회계연도 대우조선의 영업이익은 8286억원에서 1조316억원으로 2029억원 부풀려졌다. 연임에 성공한 남 전 사장은 2010년 3월에는 2009년 회계연도 영업이익을 원래보다 3108억원 많은 6845억원으로 발표하도록 지시했다.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조선 경기가 악화된 상황이었지만, 남 전 사장은 경영목표를 무조건 달성해야 한다며 회계장부 조작을 밀어붙였다. 대우조선은 2010∼2011년 조선경기 호전으로 실적이 좋아지자 그동안 분식 처리된 회계장부 내역을 뒤늦게 원상태로 회복시켰다.
2006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대우조선 사장으로 재직한 남 전 사장은 226억원대 배임, 24억원 상당의 배임수재 등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남 전 사장의 후임인 고재호 전 사장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총 5조7000억원대 회계사기, 21조원대 사기대출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前 사장 5000억 회계사기 지시도 드러나
입력 2017-03-09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