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몸집을 부풀리는 편의점들이 ‘종합 생활 편의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식품이나 간단한 생활용품 위주에서 벗어나 화장품을 단독 론칭하는 등 비식품 카테고리를 늘리며 유통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화장품 제조업체 ‘비씨엘(BCL)’과 업무 제휴를 하고 젊은 여성층을 위한 색조 화장품 브랜드 ‘0720’을 단독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기존에도 편의점은 화장품을 일부 취급했었다. 주로 여행용으로 제작되는 소규모 패키지나 바디용품 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화장품의 ‘꽃’으로 불리는 색조 제품까지 취급하며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편의점을 찾는 주 소비층이 젊은 세대인 점을 감안해 1020세대에 특화된 화장품으로 공략에 나섰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최근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하고 있고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대도 낮아지면서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 새로운 화장품 구매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도 11일 20대를 겨냥해 인기 브랜드와 인터넷 화제 상품 총 11개 브랜드 42개 상품을 론칭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드럭스토어에서 입소문을 타며 성장한 메디힐, 히말라야, 시세이도 등 브랜드를 선보인다. 200개 대학가 매장에서 우선 판매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다음 달부터 LG생활건강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를 독점 론칭한다. 편의점 특성에 맞춰 용량을 줄인 소용량 키트로 제작하고 GS25 각 점포에 비욘드 전용 진열대를 비치해 판매에 나선다. GS25는 올해 말까지 비욘드 판매점포를 7000개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가 화장품에 눈독을 들이는 건 소비자 유인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전문 뷰티 매장에나 있을 법한 화장품을 취급하면 ‘없는 게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화장품 판매로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국 점포 수가 3만개를 넘는 만큼 편의점 업계가 나서면 ‘편의점 화장품’ 시장도 커질 것이라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편의점 주력 제품이 도시락 등 식품군이지만 최근에는 종합 생활 편의공간을 표방하면서 비식품군 카테고리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011년 12.3% 수준이던 비식품군 매출 비중이 2014년 13.5%, 2015년 14.1%, 지난해 14.4%로 꾸준히 늘었다.
반대로 헬스앤드뷰티(H&B)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드럭스토어는 식품군 매출을 늘리며 편의점 공세에 맞불을 놓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은 매장 한쪽에 냉장음료 코너를 마련해두고 있고 초콜릿이나 쿠키, 스낵 등의 종류도 늘리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숍’을 내세운 만큼 화장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과 간편식품까지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상품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것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영토 넓히는 편의점… 화장품까지 품었다
입력 2017-03-10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