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네 이름이 무엇이냐

입력 2017-03-10 00:00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이니이다.” 하나님께서 물으시고 야곱이 대답합니다. 지금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을 떠나 형 에서가 살고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및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창 32:28)고 하십니다.

드디어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원래 야곱의 뜻은 ‘붙잡다’에서 왔습니다. 야곱은 아버지의 장자권도 미리 붙잡고, 형 에서의 상속권도 미리 붙잡고, 외삼촌 라반의 재산도 붙잡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입니다. 그는 붙잡은 것을 쟁취하지 못한 적이 없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에서가 살고 있는 가나안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400명의 군사와 무기를 갖고 형 에서를 만나야 하는 시간에 야곱은 철저히 혼자였습니다. 죽이려는 형을 피해 20년을 살았는데 이제 에서를 만나야만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야곱은 자신이 했던 짓을 형이 결코 잊어버리지 않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자신을 미워하고 복수의 칼을 갈면서 죽이려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형을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려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약속하시고 야곱에게도 동일하게 약속의 말씀을 주셨지만 에서를 만나기 전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밤을 지내는 동안 야곱은 형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많은 선물을 손수 준비했습니다. 준비한 선물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가게 했고, 종들이 해야 할 말을 그들 입에 넣어주었습니다. 이것만으로는 두려움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야곱은 밤에 다시 일어나 가족과 소유물이 얍복 나루를 건너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형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친히 찾아오셔서 야곱과 날이 새도록 씨름을 하십니다. 야곱이 어찌나 붙잡고 놓지 않았던지 하나님께서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쳐서 어긋나게 했습니다. 너무 아파 씨름하던 손을 놓아야 하는데도 야곱은 놓지 않고 축복해 주시라고 강청합니다(창 32:26).

이때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물으십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나님께서 야곱의 이름을 몰라서 물으신 것이 아닙니다. 야곱의 이름으로 살아온 그의 인생을 여기서 끝내고 이제는 새 이름인 ‘이스라엘’로 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형을 두려워하는 형편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야곱이 새사람이 돼 새 생활을 하도록 하십니다. 자기 자신을 의지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살게 하신 것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이렇게 물으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자신의 힘과 지략으로 살아온 날들은 아니었는지 돌아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나를 사랑하고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의지해 살라고 초청하십니다. 오직 주 예수만 의지함으로써 하나님을 섬기는 생활을 하라고 명령하십니다(행 16:31). 오늘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실존적 존재를 파악하고 예수만 의지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이준행 목사(광주온빛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