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일이 다가오면서 탄핵 반대 집회가 더욱 과격해지는 양상이다. 집회 도중 경찰을 폭행하고, 가스총·휘발유 등 위험물품을 들고 왔다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탄핵 반대 집회가 3박4일간 릴레이 집회에 들어간 8일 오후 8시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의 민모 사무총장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현행범으로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민씨는 종로구 수운회관 앞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 노숙용으로 쓸 스티로폼을 가져왔다가 기동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이를 미신고 집회용품으로 보고 제지하자 얼굴 등을 손톱으로 할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3·1절에 열린 대규모 탄핵반대 집회에서는 가스총을 가져온 50대 남성이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탄기국 집회에 가스총을 가지고 참석했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힌 강모(53)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최루액이 압축가스 힘으로 분사되는 형태의 가스총이었다. 집시법에 따르면 집회·시위 참가자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총포류 등을 소지할 수 없다.
경찰은 현장에서 가스총을 압수하고 강씨를 귀가 조치한 뒤 2일과 7일 불러 조사했다. 강씨는 “호신용으로 가스총을 가져왔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강씨가 가지고 있던 가스총이 허가받지 않은 총으로 확인돼 강씨에게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추가됐다. 경찰은 강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지난달 25일엔 분신하기 위해 휘발유 4ℓ와 라이터 2개를 가지고 탄핵반대 집회에 참가한 이모(68)씨가 경찰에 체포됐다. 또 탄핵반대 집회에 낫, 야구방망이 등이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박사모) 게시판에는 지난 6일 대나무를 날카롭게 깎아 만든 죽창에 태극기를 매단 사진까지 올라와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다. 실제 죽창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예슬 안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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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때리고… 가스총 들고… 더 격화된 탄핵반대 집회
입력 2017-03-09 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