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 고위 관계자가 8일 현대자동차그룹을 방문해 중국 사업에 관해 논의했다. 중국이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가속화하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현대차는 중국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시의 왕룽핑(王榮平) 공산당위원회 서기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차 사옥을 방문해 경영진을 만나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기아차 중국 합작사인 위에다그룹 왕롄춘(王連春) 주석과 둥펑그룹 허웨이(何偉) 부서기 등도 동행했다.
이들은 현대차그룹 설영흥 고문, 현대·기아차 권문식 부회장, 기아차 박한우 사장, 현대·기아차 김태윤 중국사업본부장(사장) 등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과 중국 자동차산업 및 둥펑위에다기아의 발전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양측은 이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일 방한한 왕 서기 일행은 앞서 송도국제도시에서 인천경제청과 ‘스마트시티 구축사업 시범도시’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에 온 김에 옌청시 최대 자동차기업인 현대차그룹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옌청시에 89만대 규모의 기아차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은 12개 차종을 생산해 중국 전역에 판매하는 중국 내 핵심 생산기지다. 기아차는 올해 옌청 공장에 중국 전용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해 중국 전략모델인 소형 신차, 신형 포르테 등 3개 신규 차종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8% 많은 70만대를 생산·판매 목표로 잡았다.
왕 서기 방문은 중국이 한국 기업 등에 ‘사드 보복’을 하면서도 자국 이익에 관련되는 사업은 적극 추진하는 양면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왕 서기 일행은 전날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지 건설사업 공동 시행 등 중국 건설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현대글로비스와는 위에다그룹과 기아차 중국 공장의 물류 지원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사드 보복 와중에도… 현대차 사옥 찾은 中 지방정부 서기
입력 2017-03-08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