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주변에는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쪽은 3박4일 릴레이 집회에 들어갔고, 찬성하는 측도 광화문광장에서 저녁 집회를 열었다. 대학생들은 연쇄 시국선언에 나섰다.
박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8일 오전 10시부터 헌재 인근 수운회관 앞에서 3박4일 집회를 시작했다. 집회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열린다. 10일에는 전국의 회원들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참가자는 수백명 수준이었다. 자유발언에서 “살 만큼 살았으니 나라를 위해 한목숨 바치겠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삼류소설을 썼다”는 발언이 나왔다. 헌재 앞에서 탄핵 반대 단식농성 중이던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은 저혈당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인 김평우 변호사는 헌재 앞에서 재판관 8명이 탄핵심판을 결정하는 것은 법률상 무효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헌법 제111조는 9인 재판부만이 헌법 분쟁을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수학적 법치주의’부터 지켜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111조 2항은 헌재를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했지만 113조는 6인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 등을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헌재는 그동안 재판관 일부 궐석 상태에서도 여러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김 변호사는 헌재 결정에 불복할 가능성도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하며 자리를 떴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헌재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며 오후 7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청와대를 향해 효자치안센터까지, 헌재를 향해 안국역 방면까지 행진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는 “탄핵 인용은 정의로운 사회를 향한 진보의 신호탄이자 진정한 민주사회로의 첫걸음”이라고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지난 3일 전국대학생시국회의는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 없는 봄을 맞이하자’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사진= 김지훈 기자
릴레이 집회 vs 시국선언… 헌재 주변 극도의 긴장감
입력 2017-03-08 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