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앞으로 다가온 네덜란드 총선에 유럽은 물론 세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극우 포퓰리즘 확산 추세와 맞물려 유럽에서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선거가 잇따라 실시되는 가운데 첫 시험대에 선 네덜란드의 선택이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어서다.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매체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8개 정당이 출사표를 던진 이번 총선에서 집권당인 자유민주당(VDD)과 극우 자유당(PVV)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폴링인디케이터에 따르면 이날 자유민주당의 지지율이 16%, 자유당이 15%, 기독민주당과 민주66당이 각각 12%, 녹색좌파당이 11%를 기록했다. 전체 150석 중 자유민주당 26석, 자유당 23석, 기독민주당 19석, 민주66당 18석, 녹색좌파당이 1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연정을 구성한 자유민주당·노동당(75석) 의석수는 절반으로 줄고 자유당 의석은 배로 느는 셈이다.
반(反)유럽연합(EU), 반이슬람, 반난민 기조를 내세운 자유당은 총선 레이스 내내 유권자로부터 지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헤이르트 빌더르스(54) 대표는 모스크 폐쇄, 코란 금지, 무슬림의 이민 봉쇄 등 거친 공약을 쏟아내며 극우 열풍 중심에 서 있다.
AFP통신은 빌더르스와 대비되며 진보 진영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녹색좌파당의 예시 클라버(31) 대표도 막판 표몰이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로코 출신 아버지와 네덜란드·인도네시아 혼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극우 포퓰리즘의 방패를 자처하고 있다.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에 버금가는 훤칠한 외모에 화려한 말솜씨를 선보이며 ‘네덜란드의 트뤼도 또는 오바마’로 불린다.
자유당의 선전은 프랑스 국민전선(FN)과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 유럽 내 극우정당 인기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자유당이 총선에서 승리해도 다당제인 네덜란드 정치 구조에서 집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과반(76석)을 차지하려면 최소 4개 정당의 연정이 불가피한데 대부분 정당이 자유당과의 연정 불가 방침을 밝힌 상태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네덜란드 트럼프’ 성적은?… 유럽 극우 확산 첫 시험대
입력 2017-03-0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