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 1월 무역적자가 5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막대한 무역적자를 이유로 보호무역 정책을 펴겠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좋은 구실이 생긴 셈이다. 윌버 로스(사진) 상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수개월 안에 나쁜 무역협정들을 재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1월 무역적자가 485억 달러(55조5700억원)로 전월보다 9.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12년 3월 이후 가장 큰 액수다. 수입이 수출보다 훨씬 많이 늘어 적자 규모가 커졌다. 1월 수출은 0.6% 늘었으나 수입 증가율이 2.3%에 달했다.
미국이 적자를 많이 본 무역 상대국은 중국 일본 독일 한국 순이었다. 1월에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313억 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12.8% 급증한 수치다. 대(對)일본 무역적자는 54억7290만 달러이며 독일과는 48억8280만 달러, 한국 상대로는 25억8590만 달러 적자를 냈다.
로스 장관은 “이 데이터는 (무역협정과 정책에 있어서)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핵심 어젠다로 삼고 있다”며 “(대규모 무역적자와 같은)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 정책 목표 달성의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앞으로 수개월 내 무역협정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도 한국을 비롯해 미국의 무역적자에 크게 기여하는 나라 16개국을 거명하며 현재 미국의 무역 여건이 공정하지 않다고 강변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美 1월 무역적자 5년래 최대… 로스 상무 공세 “나쁜 무역협정 몇달내 재협상”
입력 2017-03-08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