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 트럼프와 설전 무슬림 변호사 여행제한

입력 2017-03-08 18: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새 행정부의 첫 백악관 현장 투어에 예고 없이 나타나 앨라배마주 버밍엄에서 온 10세 소년 잭 코니쉬와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백악관 1층 일반인 개방 장소에 나와 어린이들의 환호에 양팔을 벌려 호응했고 함께 사진 촬영도 했다. AP뉴시스

무슬림 전몰자 유족이자 파키스탄계 미국인 변호사인 키즈르 칸(67)이 자신의 여행길이 막혔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수정 행정명령과 맞물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캐나다 CTV에 따르면 칸은 7일(현지시간) 토론토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해 ‘관용 이해 단결 법치’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었지만, ‘여행 특권(travel privileges)’이 심사를 받게 돼 출국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행사 주최 측은 칸이 지난 5일 이 같은 통지를 받았고, 부득이하게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칸은 “여행할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많은 미국인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칸은 이 여행 특권의 정의와 심사 주체, 통지 방식에 대한 설명과 취재를 거부해 의문을 낳고 있다.

이라크전에서 숨진 후마윤 칸 대위의 아버지인 칸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전당대회에 연사로 나서 “헌법을 읽어봤느냐”며 트럼프를 비판했다. 당시 트럼프는 “부부가 연사로 나섰는데 칸만 발언한 것은 (무슬림) 여성은 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조롱했다. 이 대응은 거센 역풍을 맞았고, 칸은 무슬림 입국 금지 공약에 반기를 든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