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류층 금융생활보고서] 교육비 72만원 지출 최다… 저축 102만원 빠듯

입력 2017-03-09 00:00

맞벌이인 40대 직장인 A씨 부부는 월 498만원을 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는 1명. 아파트 전세금을 합쳐 자산 3억749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저축, 대출금 상환, 비상금 등을 빼고 A씨 가정이 한 달에 쓰는 돈은 301만원이다. 자녀 교육비가 72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식비 62만원, 공과금 27만원, 교통비 26만원, 통신비 19만원 등을 고정적으로 지출한다.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는 월 교육비로 35만원이 들었지만 초등학생이 되면서 교육비는 매달 70만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한 달 지출의 20%를 아이 교육비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이 8일 공개한 ‘40대 초등생 이하 자녀 가구’의 중류층(소득 5개 구간 가운데 3구간)의 월별 금융 명세서다. 신한은행은 이를 포함해 9개 유형 그룹의 세부 소비 현황을 빅데이터로 제시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발표했다. 신한은행의 창구에서 고객으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남들은 보통 어떻게 해요?”였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2주일 내 1시간 이상 돈을 번 만 20∼64세 취업자 1만명을 상대로 소득과 가구 형태를 나눠 매달 얼마를 벌어 어디에 얼마쯤 쓰는지 분석한 내용이다. 남들의 금융생활을 나와 비교해보기 위해 설계됐다.

결혼 여부, 자녀 유무, 남녀 구분 등을 모두 무시한 1인당 월평균 소득은 283만원으로 집계됐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갈 때 개인의 근로 및 사업소득이 월 230만원에서 278만원으로 1.2배 뛰어올랐는데 이후에는 50대가 되어야 월 평균 301만원을 버는 등 소득이 크게 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이 아닌 전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68만원으로 40대 초등생 자녀를 둔 소득 3구간(월 498만원) 모형과 유사했다. 신한은행은 “상위 20%의 소득 1구간 가구가 월 911만원을 버는 반면 하위 20%의 소득 5구간 가구는 174만원에 그쳤다. 차이가 5배 이상 벌어지는 등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소득 수준에 따라 씀씀이가 가장 벌어지는 항목은 교육비였다. 상위 20% 가구의 교육비가 월 63만원인데 반해 하위 20% 가구는 3만원으로 21배 차이가 났다. 반대로 주거비는 소득에 따른 소비 금액 차이가 최대 1.4배로 적어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주거비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저축 및 투자의 전체 평균은 월 111만원을 기록했다. 적금 및 청약에 35만원(31.5%), 보장성 보험에 21만원(18.9%), 수시입출금 및 CMA 통장에 17만원(15.3%), 저축성 보험에 17만원(15.3%) 등을 모아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식이나 펀드 등 직간접 투자상품에는 월 6만원(5.4%)만 넣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적금과 보험은 가깝고, 주식과 펀드는 여전히 낯선 현실이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