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3인 공동대표회장’ 체제로 바꾼다

입력 2017-03-08 00:00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사무실에서 열린 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순복음가족신문 제공
신임 사무총장 배진구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지난 3일 임원회를 열어 3인 공동대표회장 체제를 골자로 하는 정관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한기총은 대표회장 선출 문제로 여러 차례 파행을 겪다 회원 교단의 탈퇴와 분열까지 겪었다. 이번 정관개정은 한기총을 분열 전으로 복원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총 관계자는 7일 “최근 열린 임원회에서 정관 개정 건을 다루며 상임회장 가운데 3인을 대표회장으로 선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정기총회에서 선출된 1인의 대표회장이 단독으로 맡고 있다.

상임회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대신,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기독교한국침례회, 군소교단 대표 등 8명 이내로 선임한다. 예장합동과 대신, 기감, 기성 등 현재 회원교단이 아닌 곳도 포함시킨 곳은 이들의 복귀나 가입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중 대표회장 후보는 각 교단의 규모를 감안해 가군(7000교회 초과 교단)에서 2인, 나군(7000교회 이하 1000교회 초과 교단)과 다군(1000교회 이사 모든 교단)에서 1인으로 정했다. 이들 3명의 후보는 대표회장 추천위원회가 선임하고 최종적으로 총회에서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선출한다.

한기총은 또 신임 사무총장으로 한반도복음화중앙협의회 총재인 배진구 목사를 선임했다. 이로써 한기총의 개혁과 탈퇴교단의 복귀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회장은 그동안 한기총 복원을 위해선 선거제도 개혁이 필수라고 주장해왔다. 지난 1월 국민일보와의 신년인터뷰에서도 “한기총의 분열은 대표회장 선거 후유증 때문으로 대표회장 선거만 바로 되면 대부분 문제가 해결된다”고 밝혔다.

공동대표회장 제도는 선거 후유증을 없애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주요 교단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총연합회도 자리다툼을 예방하기 위해 예장통합과 합동의 총회장, 기감 감독회장 등이 당연직으로 맡는 3인 공동대표 제도를 도입했다.

이단 문제에 대한 엄정한 대응, 인적 쇄신, 정관 개정 등 한기총의 개혁 조치가 이어지면서 주요 교단 2곳이 한기총 가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 관계자는 “한기총에서 탈퇴한 큰 교단이 다시 가입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조만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회의 이번 결정은 실행위원회를 거쳐 총회에서 확정된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9월 주요 교단 총회를 기점으로 한기총이 제 모습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