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오르막 들어선 대출금리… 자고나면 오른다

입력 2017-03-08 05:00

대출금리가 오르막길에 올라섰다. 한계가구와 다중채무자의 상환 위험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본격적인 통화긴축, 즉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국내 금리도 뒤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목돈 대출이 필요한 경우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혼합형 5년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는 이달 들어 4bp(100bp=1% 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말 3.45∼4.75%였으나 6일 기준 3.49∼4.79%로 올랐다. 혼합형 고정금리는 대출할 때 처음 5년 동안은 고정금리를 유지한 뒤 변동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에 적용된다.

NH농협은행도 내부 기준금리(MOR)가 오르면서 대출금리가 올랐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지난달 말 3.46∼4.50%였으나 일주일 만에 6bp 상승했다. 대표적인 신용대출 상품 ‘신나는 직장인대출’도 지난달 말 3.82%였으나 6일 3.85%로 3bp 올랐다.

다른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일 기준 2월 말보다 8.3bp 올랐다.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3bp 상승했고 우리은행은 5bp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8개월째 제자리를 걷고 있는데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3월 들어 영업일마다 오르는 까닭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오는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 국공채와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오른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대출용 자금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결국 대출상품 금리도 함께 뛰는 것이다. 실제로 국고채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7일 국고채 5년물 금리는 1.993%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4.4bp 오른 채 장을 마쳤다. 올해 중 최고치다.

올해 미국 금리는 3차례 오를 것으로 전망돼 국내 대출금리 오름세는 계속될 수 있다. 영국 언론 파이낸셜타임스(FT)가 투자은행(IB)과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4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4명 가운데 3명이 ‘올해 3차례 이상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때문에 대출 계획이 있는 가계에서는 대출을 미리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완중 자산분석팀장은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코픽스나 국고채 5년물 같은 대출의 기준이 되는 금리도 따라서 오른다”며 “가산금리가 변하지 않으면 대출금리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신용상황도 안 좋아지고 신용평가 등을 거쳐서 차주별로 가산금리 부문에서도 변동성이 커지게 된다”며 “대출을 받는 차주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이른 시점에 대출받는 게 낮은 금리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