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 작업에 전격 돌입했다. 양국은 최대한 조속히 사드 배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어서 사드는 이르면 4월부터 작전운용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양국은 중국에는 사드 장비 배치 사실을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 중국의 사드 관련 반발이 한층 노골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7일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한·미동맹 결정 이행을 위해 사드체계 일부가 한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6일 밤 미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를 통해 사드 1개 포대의 일부인 발사대 2기와 발사대 운용 장비를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들여왔다. 미 텍사스 포트블리스 기지에서 공수된 장비들은 오산 도착 직후 다른 주한미군 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 미사일을 탐지하는 X-밴드 레이더와 요격미사일 등 다른 장비들도 조만간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사드 장비들은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골프장 부지가 조성되면 이동 배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드 부지 조성 작업은 이르면 2개월 내 완료될 수 있는 만큼 사드 실전배치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사드체계 일부가 전격 전개된데 대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 가속화되고 있는 측면을 고려해 일정을 조속히 할 방안을 강구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다만 “(국내 정치 상황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정치적 일정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드체계는 오로지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엄격히 방어적인 체계”라고 말했다. 중국을 의식해 순수한 방어용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주일미군 기지 타격 임무를 맡은 부대가 참가한 가운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탄도로켓(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전날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도했다. 또 미사일은 주일미군 기지를 겨냥한 타격훈련의 일환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어 “이번 훈련은 핵전투부(핵탄두) 취급 질서와 신속한 작전수행 능력 판정 검열을 위해 진행됐다”며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점도 과시했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 북한이 전날 발사한 미사일은 스커드 개량형인 ‘스커드-ER’로 평가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0분간 통화하고 미국의 대(對)한반도 방어 의지를 재확인했다. 황 권한대행은 “강력한 한·미동맹으로 대북 억제력과 대응 태세를 강화해 북한의 야욕을 꺾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입장을 100% 지지하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양국 간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해나가자”고 화답했다. 통화는 사드의 한반도 전개 발표 직전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를 요청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김현길 기자 hschoi@kmib.co.kr
사드 배치 급물살… 4월 중 완료 가능
입력 2017-03-07 17:40 수정 2017-03-07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