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삼성·LG 관세 회피하려 불공정 행위”

입력 2017-03-07 17:34 수정 2017-03-07 20:59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을 전담하는 피터 나바로(사진)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삼성과 LG가 불공정 무역행위를 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전미경영경제협회(NABE) 총회 연설에서 “LG와 삼성이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이후 관세를 회피하려고 중국에서 베트남, 태국으로 생산지를 옮겨 다니며 불공정 무역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이는 미국인 수천명을 실업자로 만들고 월풀 같은 미국 기업에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안겨줘 국제질서 기반을 심각하게 약화시키는 ‘무역 부정행위(trade cheating)’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국 월풀 세탁기의 피해를 언급하면서 한국 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월풀은 2015년 12월 중국에서 생산된 삼성·LG전자 세탁기의 미국 내 판매가가 생산가보다 낮다며 조사를 요청했다. 지난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종 덤핑 판정을 내렸고 중국산 삼성·LG 세탁기에 각각 반덤핑 관세 52.51%, 32.12%를 부과했다.

월풀이 문제 제기한 이후 삼성과 LG는 미국 수출용 세탁기 생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태국 등지로 옮겼다. 국내 업계에서는 나바로 위원장의 공격적인 발언이 앞서 월풀이 삼성·LG를 견제하려고 내세웠던 논리와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월풀은 이전에도 수차례 한국 세탁기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의 무역적자에 크게 기여하는 16개국 중 하나로 한국을 거명하면서 “현재 미국의 무역은 상호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천지우 김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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